2023 인어공주 심야로 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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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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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 만화 인어공주는 내 인생에서 매우 특별한 영화입니다.

논란이 많았던 만큼 보고싶은 생각도 크게 없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보고야 말았네요.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어요.

심야에 혼자서 봤습니다.


1989 장편만화 인어공주는 기념비적인 작품이고 디즈니 역사에서도 커다란 분기점이었습니다.

월트 디즈니 사후 디즈니사는 쇠락의 길을 걸었으며 놀이 동산하고 캐릭터 장사하는

영화 제작에는 B급으로 전락한 영화사가 되었죠.

장점인 극장용 장편만화도 계속 만들었지만 크게 성공을 못했습니다.

그런 부진한 그저그런 영화사로 호흡기를 달고 있었는데

1989년 심기일전으로 만든 인어공주가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1991년 개봉해서 성공했습니다.

만화도 어른이 극장에 돈주고 볼 수 있다는 새로운 페러다임을 만들었죠.

또한 만화와 음악을 합친 뮤지컬 만화 영화의 시작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서 탄력을 받은 디즈니사는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언 킹, 포카혼타스, 뮬란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디즈니 왕국의 초석을 만듭니다. 그 이후 3D 애니 시장을 석권해서 점점 메이저 영화사의 기틀을 세웁니다.

그 이후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공격적이고 대대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거대한 미디어 제국으로 성장합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점이 바로 인어공주이지요.


그래서인지 이번 2023 인어공주는 디즈니 창립 100주년 기념이라는 타이트틀을 걸고 나왔습니다.

이러한 큰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니만큼 논란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다른 관점으로 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건 나의 에리얼이 아니라고 추억을 파괴시키지 말라고 하십니다.

저역시 그런 마음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한 번 생각해봅시다. 2023 인어공주의 에리얼이 흑인이라고 해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니까요.

이 번 영화에 흑인을 썼다고 1989년 만화속의 인어공주가 흑인이 되는 건 아닙니다.

즉 이건 나의 인어공주가 아니야라고 한다면

맞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인어공주가 아니고 다른 인어공주인 것이지요.

변하는 건 없습니다. 내 추억도 왜곡될 것 없고요.

다른 영화의 다른 애리얼입니다.


이건 좀 우수운 비교인데 억지가 좀 있더라도 맥락은 있으니 말씀드립니다만.

오래전 프로야구에는 해태라는 전설적인 팀이 있었죠.

무적의 팀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었죠. 해태의 선전은 팬들에겐 굉장한 행복이고 추억입니다.

아직도 그시절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타이거즈 팬들이 많습니다.

그 해태가 기아로 바뀌어 두번을 우승했지만 해태처럼 압도적인 강팀은 아닙니다.

그런데 여기서 기아를 보고

이 건 내가 아는 타이거즈가 아니다. 추억을 파괴하지 말라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기아가 그냥 가끔 우승하는 평범한 팀이라고 해서

그 막강했던 기억속의 해태가 평범한 팀으로 바뀌는 게 아닙니다.

선동열이 양현종으로 바뀌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도 우리는 아직도 기아와 양현종을 응원합니다.

타이거즈이기 때문이죠.

좀 비약적인 비유라서 공감이 안되는 분도 계실거라 봅니다.

제 표현력의 한계임으로 너그럽게 이해 부탁 드립니다.


그냥 할리 베일리의 인어 공주를 인정하면 됩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겁니다. 연결시킬 필요 없습니다.

다만 아쉬운 건 만화속의 그 사랑스러운 에리얼이 현실속의 사람으로 나타난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지..... 그러나 굳이 그런 욕망이 채워지지 않아도 좋습니다.

추억은 변질되거나 반복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미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냥 안보고 안생각하면 됩니다.

나의 에리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할리 베일리의 인어공주가 나의 인어공주일 수 있는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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