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cm 자른 후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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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썰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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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되게 뻘하게 오랜만이지만, 제가 오랜만인지 아닌지 아무도 모르기에 그냥 전부터 해오던 뻘글이나 놓고 갑니다.

제 머리가 꽤 길었었습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귀신 머리로 다녔었는데요, 두어달 전에 30cm넘게 잘라내고 단발좌가 되었지요.

처음엔 음? 상큼한건가? 싶다가 두달 내내 좀 힘들었습니다. 고2 이후로 이제껏 긴 머리만 고수해 오다가 짧게 잘라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더라구요. 

2개월 전 일이라 지금은 머리가 조금 자라서 일명 '그으으으지 zone' 에 머물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그냥 기를 것 같습니다.

물론 예전처럼 허리까지 풀어헤치고 다니지는 않을 거고요, 더이상 더 짧게 하진 않을 것 같아요.

 


일단 득을 보자면,

- 머리가 짧아지니 머리가 덜 빠집니다. ㄷㄷㄷ 심각한 상황까진 아니지만 머리가 길었을 때 눈에 보이는 가시적 탈모가 어마어마했습니다. 머리가 길면 무게도 늘어서 가장 긴 길이의 정수리에서 많이 빠진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길다보니 제가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뜯기나(?)봅니다.그런데 머릴 확 자르고보니 빗질을 해도 머릴 감아도 머리빠짐이 확실히 덜하네요. 이건 수확입니다!

- 머릿결이 더 좋아보입니다. 머리가 길다보면 머리 끝까지 영양분이 전달이 안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아무리 좋은 제품을 수소문해서 사용해도 머리 끝은 늘 상태가 좋지 않아보여서 불만이었죠. 그 부분을 전부 끊어내고나니 윤기가 느껴지면서 다들 머리에 뭔 짓을 했냐며 칭찬해줍니다.

- 어려보인다고 하는데 이건 모르겠습니다. 저를 위로해주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라 얼른 패스합니다.

- 샴푸나 트리트먼트, 헤어에센스 사용량이 줄었습니다. 당연히 길이 대비 감소겠죠?


쓰다보니 누구나 다 아는 그런 맛이군요.






자, 이제 실을 봅니다.

- 뭔가 많이 어색하다는 겁니다. 진짜 이건 제 머리만 느낄 수 있는 부분인데 뭔가 저의 정체성(...)이 변질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성정체성과는 다릅니다 쿨럭-).

- 출근 전 머리 손질이 어렵습니다. 이상하죠? 긴머리가 더 시간이 오래걸리고 손질이 힘들 것 같은데 절대 아닙니다. 단발이 훨씬 더 신경이 쓰입니다. 제 기준 미스테리입니다만, 머리 자른 이후로 머리손질에 시간이 5~10분 추가가 됐습니다.


- 마지막 실이라고 하면...
제 뻘글력은 제 머리카락에서 나왔었나봅니다. 머릴 자른 이후로 뻘글력이 현저히 떨어져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요)
생각하고 느끼는 건 예전과 다를 게 없는데도 그걸 광장같은 이곳에 뻘글로 승화시키고싶지도 않아지고, 의욕이 없어지네요.



그래서 결론은, 재미도 없는 뻘글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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