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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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누네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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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님들^^ 오늘은 급작스레 한편 더 풀어보려 합니다.

인물이나 상황설명 같은 밑밥으로 한주씩 질질 끄는 기분이라 저도 좀 지겨운감이있어

풀수있는건 빨리 풀어버리려구요^^

 

이번엔 동석이 에피소드인데. 지금은 친하게 지내는 동생입니다.

이 얘길 쓸까 말까 생각했는데~ 뭐  추억이니까요~^^

 

아침에 눈이 엄청와서 운전하기 힘들었습니다.

다들 눈길에 안전운전 하세요. 기어는 2단이상 가급적 안넣고 다니셨으면

합니다. 경험상 3단부터 차가 밀리기 시작하더라구요.

 

늦더라도 안전이 최우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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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후 침팬지 군단의 '혹성탈출'이 도래할 줄은 꿈에도 모른채로 본인과 창희대리는 

새로 들어온 맞후임 동석이를 키우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음.


창희의 경우도 후임자를 받아본게 처음이었음. 

그러다보니 아무런 계산 없이 동석이에게 자기가 공부한 것들을 아낌 없이 풀기 시작했음.

풀었다고 해서 사실 뭐 대단한 지식을 전수하거나 했던건 아니지만...ㅎㅎ


프로그램 이라는건 뭐 멋진 프로그램 소스하나 딱! 던져준다고 해서  

그것이 습득되는 건 아님. 그 소스를 10번 20번 뜯어보면서 그 코드가 최종적으로 하려는

목적이 무엇인가, 자료구조를 선정한 의도가 무엇인가.. 수많은 동일기능의 명령어 중에 하필

이것을 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보통은 이유가 없음ㅋㅋ)


스스로 고민해 보는것이 프로그래머가 성장하는 방식임. 

본인도 그랬고, 창희 역시 그랬기에 당연히 동석이도 그럴 것이라 착각한 것이 문제...ㅋ


일단 동석이는 게을렀음. ㅋㅋㅋㅋㅋㅋ

정확히 그가 프로그래머로 존재하는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까지였고.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만 프로그래머였음.


당연한것 아니냐고 한다면, 할말은 없음. 

대신 그렇게 하고도 남들보다 뛰어난 퍼포먼스를 발휘 할 수 있다면 말이지..   

물론 주니어 시절에는 상급자들의 도움을 안받을 순 없음. 


그러나 같은 주니어라도 1년만에 인터미디어트로 올라가 제 몫을 하는 경우도 있고

앙대리처럼 대리를 달아도 여전히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필요로하는 경우도 있음.

우리는 동석이를 앙드레로 만들고 싶지 않았던 거임.


본인은 동석이의 성향을 파악하느라 바로 무언가를 시작하진 않았지만, 

창희는 세상 순진해서 동석이를 잡고 무슨 '소드 엠페러'의 '마젤란 지식주입기' 마냥 지식을 쏟아부었음. 

그리고 일주일 정도 되어 한숨을 쉬었음.


창희: 아무래도 동석씨는 안될거 같아요...


나: 왜요?


창희: 도무지.....따로 공부를 안해요....가르쳐 준것도 2, 3일이면 다 까먹고....


나: 음...따로 공부를 안한다라...프로그래머 한테는 쥐약이네? ㅋㅋ


창희: 그리고 변명이 너무 많아요.. 말도 되도 않은 변명...동석씨 가르치는 시간에 차라리 내 공부를 더 하는게 맞겠어요 ㅠㅠ 


나: ㅎㅎㅎ 너무 의욕이 앞선거야 창희씨가. 지켜보자구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어~


동석이는 중국어를 잘하는 본인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낀것 같았음.

딱 봐도, 창희를 대하는 눈빛과 본인을 대하는 눈빛이 달랐음. 무슨 강아지마냥 쓰담 쓰담 좀 해달라고

눈빛이 초롱초롱했음.


부서 직속 맞후임인 동석이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꼈지만 몇번의 일화로 

그 감정이 무너지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음.


회사 코드에는 버전 구분이 중요했음. 조건문으로 여러 버전들에 따라 맞춰 줘야 할 형식들이 있었음.

빌드가 안될 때는 코드를 분석하며 그 원인을 찾아과는 과정이 중요하다 생각했음.

그런 과정 속에서 코드를 넓게 이해해 나가고 결국에는 아.. 이 버전에서는 이렇게 고쳐줘야 겠구나 알 수 있음.


버전 조건 비교 변수에 내용을 제거하고 빌드가 되지 않는 상태로 만들어놓고 동석이를 불렀음.

원래 주석으로 본인 이니셜과 표시가 되어있던 코드인데 본인도 별 생각없이 그냥 다 지워버렸음.


나: 동석아. 안바쁘면 내 자리로 와봐.


동석: 네. 무슨일인가요?


나: 지금 이 코드 말이야. 형이 빌드가 안되도록 만들어 놨거든? 이게 왜 빌드가 안되는지 한번 찾아볼래?


동석: .......;;;


나: 아~ 이거 못 찾는다고 너가 뭘 잘못 했다거나 실력이 없다거나 그런 판단을 하는 일은 없어.

이건 그냥 형이 주임 시절에 같은 문제를 직면 했을 때, 상당히 어렵게 찾았던 부분이거든. 근데 그 과정에서 얻은게 상당히 많더란거지. 

이건 그냥 이벤트야 이벤트. 뭐 바쁘면 어쩔수 없고~


동석: 해보겠습니다!!


나: 시간은 이번주 까지! 코드는 따로 내가 보내줄께. 그전에 나는 담배랑 커피한잔 마시러 가련다. 같이 갈래?


동석: 혹시 대리님 컴퓨터로 좀 보고있어도 되나요?


(오~ 의욕 만땅이구만^^ 좋은 자세야~)


나: 뭐 그러던가. 만약 형이 담배피고 오기전까지 너가 해결했다 그러면 형이 밥쏜다 ㅋㅋㅋ 그럴만한 능력이 있다는 거니까 ㅎㅎ


그렇게 흡연장에가서 담배를 피고 있는데 얼마 안가 동석이가 흡연장으로 나왔음.


나: ? 뭐여? 


동석: ㅎㅎㅎ 대리님. 아무래도 저한테 밥을 쏴야 되겠네요?


나: 진짜?! 진짜 해결했다고!? 나도 주임 때 몇일이 걸리던 건데!?


동석: 네. 해결했습니다!!


나: 와. 이거 물건이네^^. 오케이. 가서 확인해보고 맞으면 진짜 형이 밥쏜다. 가자.


그렇게 자리로 돌아가 코드를 확인해 보니, 정말 빌드가 되는 상태였음. 


[와...이놈 대단한데..?]

 

감탄하며 코드를 보는데...잉!? 왜 아까 지웠던 코드가 그대로 살아나있지? 내가 안지웠나?!


나: 어...어...너가 수정한 코드가 어디있지? (내 실수로 밥을 쏴야하는건가..!!)


동석: 여기요! 


[엇..이건 내가 안 지운 코든데...?]


나: 이 코드가 너가 작성한 코드라고?


동석: 네^^


나: 흐음....근데 동석아. 너는 너가 작성한 코드 옆에 왜 날짜랑 내 이름의 이니셜을 써놓았니?


동석: !!!!?!??!?


나: 첨엔 내가 실수로 안지우고 너한테 줬구나 생각했는데...그게 아닌거 같구만....


동석: ;;;;;;;;;;


나: 너 혹시 내가 자리 비운사이에 ctrl+Z 눌러서 내 코드 다 살린거냐..?


동석: ....네.....;;;;;;


나: 하아.....나는...과거에... 스스로 문제를 찾으면서 느꼈던 희열과, 코드를 보는 시야가 넓어진 기분이 들었던....

나름 가치가 있는 시간을 너한테 주고 싶었던 거지....고작 편법이나 잔머리 같은거 키워주려고 했던 일이 아니었어...


동석: 죄...죄송합니다...


나: 아니다...괜히 나서서 니 시간 뺐고, 불편한 자리를 만든거 같다...자리 돌아가서 하던일 해라....나는 담배가 땡겨서...


흡연장에서 담배를 피는데 동석이가 따라나왔음. 그런데 동그란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거임..


동석: 대리님..저는..저는 대리님께 정말...정말 잘 보이고 싶어서...예쁨받고 싶어서...그래서 그랬어요...ㅠㅠ


나: 어엇!? 얌마. 울지마. 괜찮아 괜찮아. 너 큰 잘못한거 없어. 괜찮아~~


뭐랄까, 다큰 남자가 눈물을 보이니 마음이 약해졌음. 순수해 보였으니까.

동시에 밑에 직원이 '잔머리'가 뛰어나다는 점이 찝찝했음.


급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 친구가 본인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 위치는 아니었음.

키워야 하는 존재인데..일단 순수하게 본인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감정은 느껴졌으나..


뭔가 솔직하고 직진하는 캐릭터 였다면 두말 않고 키웠겠으나 '잔머리'가 발달하고 아직 어딘지 모르게

알수없는 느낌의 부하 직원을 그대로 키우기에 계속 무언가 찜찜함이 있었음.

키웠을때 본인에게 도움이 될지 해가 될지 알 수 없는 느낌. 


괜히 머리 검은 짐승을 키울순 없지 않나..


그렇기에 기본적인 회사 코드 규칙이나 회사 관련 코드를 알려주긴 했지만 심도있는 노하우나

익히면 좋은 이론적인 지식들, 방향 같은건 알려주지 않았음.

계속 관찰하고 고민했던거 같음.


그렇게 한 두 달..

그날은 회식날 이었음. 오랫만에 회사 근처가 아닌 번화가로 나가 맛있는 고기를 먹는 날이었음.

소프트웨어 회식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2개팀이 같이 먹기 때문에

인원들이 많았음.


소프트사람들은 대부분이 지하철이나 도보를 이용해 출퇴근을 했기에 

회사 근처가 아니면 차를 타고 가야했음. 


그러다보니 팀장들의 자가용에 인원들이 나누어 타야했는데..

때마침 다음날 D사 출장이 잡혀있던 본인은 회사 차를 대여한 상태였음.

창희도 자기 차가 있어, 밑에 직원들을 태워 회식 장소로 이동을 했고 본인은 나머지 직원들을 태워

회식장소로 이동했음. 


----------------------잠시 과거 회상 및 인물소개---------------------------------------------------------------


과거 티리엘팀.

한명은 J주임이라고, 큰키에 호리호리한 체격. 말 잘듣게 생긴 얼굴에 안경. 뽀얀피부. 통풍 주임이 데려온 대학교 후배라고 함.

또 한명은 L주임. 순박한 얼굴에 느릿느릿한 거북이 같은 말투였음. 말투가 진~~~짜 느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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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J주임은 통풍이의 대학교 후배로, 무쌍이, 아몬드 역시 같은 대학 선배였음.

이 친구는 현재 망해가는 회사에서 월급이 3개월 째 밀린 채로 버티고 있으므로 '버튀어' 주임이라 부르겠음.


또한명의 L주임. '석사'출신으로 말투나 행동 모두 느려터져 마치 그를 바라보면 내가 마치 영화 엑스맨의 퀵실버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느낌이었음. 그를'퀵실버' 주임이라 부르겠음.


본인이 이날 태워 갔던 인원들이 누구냐.. 옆자리엔 퀵실버, 뒷자석엔 동석이, 보거스, 카푸어 였음.

식당 근처 공영 주차장에 갔는데, 주차를 하기엔 문을 열 공간이 없어 일단 인원들 먼저 내리도록 했음.


근데 보통은 사람들이 먼저 내리고 기다려 주지 않음!? 


그러나 카푸어 대리는 고기다 고기!!! 하면서 내리자 마자 회식 장소로 달려갔음 ㅋㅋㅋㅋ

형!!형 같이가!!! 하면서 보거스 주임도 달려가고...

본인 옆에 타고있던 퀵실버는 느릿느릿 차에서 내리는 도중....


그와중 동석이도 나도 고기~!! 하면서 달려 나갔는데 마지막에 내리면서 문을 닫지 않고 그냥 달려나갔음. 개념보소ㅋㅋㅋㅋㅋㅋ

만약 옆자리에 퀵실버가 아닌 빠릿 빠릿한 사람이 타고 있었다면 본인은 확인할 것도 없이 그대로 

후진을 했을 거임. 정말 다행이도 퀵실버가 느릿느릿~~~내리고 있으니 백미러를 확인할  여유가 있었고..


나: 잉? 왜 뒷문이 열려있나?


퀵실버: 동...석....씨...가....안...닫...은..듯..요..


나: 뭐!? 씨O 어이없네 ㅋㅋㅋㅋㅋㅋㅋ 허허허허허...


퀵실버: 제..가..닫..을..께..요..


나: 어..고맙다;;


뭐랄까...이런 작은 행동에도 사람에 대한 파악은 가능한 것...

나이는 1살 많았지만 카푸어 대리는 개념이 좀.... 

앙드레와 동갑이라 그런가....나이는 형이지만 형이라는 포스가 1도 없었음. 

게다가 욜로족이었음. 버는 족족 펑펑쓰며 인생을 즐기는..


그의 후배 보거스도 정상은 아니었음. 대리차를 얻어타고 왔으면 개념박힌 주임이 저럴수있나..

한명이라도 정상이라면 잠깐 기다렸다 같이가야 하지 않겠냐 하는건데..

 

사람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던가.. 꼰대라는 말을 들을 확률이 높지만

이번 한번으로 카푸어, 보거스에 대한 평가가 내려졌음.


그래..선후배도 통하는게 있어야 선후배지. 

철없는 선배와 4가지 없는 후배의 조합은 썩이나 어울리는 조합이었음.


철이 없으니 후배가 4가지 없다는걸 모르는거고, 

4가지가 없으니 선배가 꼰대같지 않고 썩 자기를 잘 알아준다고 착각 하는거지.


대학시절이나 사회생활 하면서 이런 선후배 조합을 자주 목격한 적이 있음.

또래 보다 철이 덜들어서 생긴 구멍. 4가지 없이 툭 튀어나온 뿔. 그 뿔이 저 구멍에 꼭 맞게 들어가면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고 감싸주는 좋은 조합이 나올 수 있음.


동석이는.....으음...도무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는 기분이었음..그냥 충격..

이쯤 되면 나가린데 그놈의 '맞후임'이라는 위치가 다시 한번 그에 대한 평가를

망설이게 만들었음. 일단 말을 해보고 반응을 보자...


고기를 맛있게 먹고 나와서 담배피는 시간. 동석이는 자기가 뭘 했는지 생각지도 못한 채로 신이 나있었음.


나: 동석아.


동석: 네네 대리님.


나: 너 아까 차 내리면서 문 안닫고 그냥 뛰어가더라?


동석: 아 그래요?


나: ............


[죄송합니다가 나와야 하지 않겠니?]


동석: .................


나: .................


동석: 아..그게 중국에서는 택시 타면 문이 자동으로 닫히거든요;; 습관이 됬나봐요;; 아직 한국에 적응이 안됬나봐요..ㅎㅎ


나: 허허허. 하나만 묻자. 너 하얼빈에 몇년 살았지?


동석: 23년 살았어요.


나: 하얼빈 외에 혹시 다른 지방도 가봤냐? 


동석: 아뇨..


나: 내가 말이야. 광동성, 사천성, 귀주성, 장쑤성, 장시성 이렇게 가봤거든? 


동석: (오바하며)우와...많이 다니셨네요;;


이놈봐라? 지금 너를 까기위한 빌드업이 들어가는 중인데, 분위기 파악을 전혀 하지않네? 머리가 나쁜가...?


나: 근데 중국에서 뒷문이 자동으로 닫히는 택시는 경험 해본적이 없다 ㅡㅡ 5성급 호텔 택시냐?


동석: ;;;;;;;


나: 내가 가본적이 없는데가 헤이룽장 성이거든? 거기 택시들은 문이 자동으로 닫히나봐? 


동석: 있어요 그런 택시;;;;;


창희: 어이 없다 ㅋ 동석씨. 지금 주제는 그런 택시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닐텐데?


나: 죄송하다는 말은 배운적이 없냐? 어째 툭하면 변명하는데 머리를 쓰네;;


동석: 죄송합니다..


창희: 허어 참....;;


나: 그래. 생각해보면 너는 너가 앉은 쪽 문으로 안내리고 보거스 주임이 내린 문으로 굳이 가서 내렸어. 중국에서 한쪽 문 안열리는 택시는 봤던거 같다.

습관이라는 말에 영 신빙성이 없진 않네. 택시 얘기도 내가 중국에서 본게 전부가 아니라는건 알겠어. 그런 택시가 있겠지. 


창희: ......


나: 근데 중요한건 그게 아니지. 문이 자동으로 닫히든 말든 기다렸다가 같이 가는게 매너 아니냐? 자동으로 닫힐거다 생각한건 좋아. 근데 뒤도 안돌아보고

식당 뛰어 들어간건 어떻게 설명 할거냐? 


동석: 죄송합니다...


나: 경고다. 거짓말/변명 하지마라. 머리검은 짐승은 안키운다.


동석: 머리 검은 짐승? 그게 뭡니까??


나: ...됐다 임마.


개인적으로 많이 섭섭했음.


-------얼마전---------------------------------------------------------------------------------------


동석: 대리님..저는..저는 대리님께 정말...정말 잘 보이고 싶어서...예쁨받고 싶어서...그래서 그랬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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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나한테 그렇게 예쁨받고 싶었다면...지금과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그때 본 눈물이..나에게 잘보이고자 하는 '순수함'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쪽팔린 상황에 대한 순수한 '자기애'를 위한 눈물이 었을까....


회식 끝나고 창희와 둘이 나왔을 때


창희: OO씨. 쟤는 안될것 같아...개념도 없는데..머리도 나쁜거 같아...자기가  한말이 무슨 뜻인지도 생각 안하고 뱉는듯..


나: ......내가 택시 기사 정도로 느꼈다는 거겠지. 그정도로 안중에 없다는 거지.


창희: 중국 사람이라 그런걸까? 문화차이 같은걸까?


나: 아니. 중국 사람들 안저래 ㅋㅋㅋㅋ 사람 사는데는 똑같아. 매너인거지. 특히 중국은 같이 밥먹는 자리면 이미 

어느 정도의 꽌시 범위 내로 들어간거야. 더 예의 차렸으면 차렸지 저러지 않아.


그리고 다시 1달 정도 후...


싸요 대리가 임시로 진행하던 D사 양산품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동석이에게 넘어갔음.

호카게의 지도 아래 하나씩 기능을 구현해 가던 동석이..


그러나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고 고객사 담당자들은 지속적인 개선 요청을했는데..

도대체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수정했다고 보낸 프로그램들이 전혀 개선이 안된 채로 전달이 되었음.


덕분에 고객사엔 신입 주제에 벌써부터 거짓말하는 프로그래머로 낙인이 찍힘.

당시 호카게도 열심히 도움을 주려했지만 다른 일이 바빠 상세하게 신경을 써주진 못했음.

그러는 동안 동석이는 D사에서 완전히 매장 되고 있었는데..


그 결과, 이를 지켜볼 수 없었던 본인과 창희 대리는 각자가 시간 될 때 지원을 해주기 시작했는데..

우리들도 바쁜 몸이라 도움을 주는것은 토요일이나 일요일 이었음.


토요일은 본인이, 일요일은 창희가 회사에 나가 동석이의 코딩을 도와주었음.

그러던 어느날 동석이가 토요일에 나오지 않는거임. 음? 뭔일 있나?

회사 사무실에서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음.


동석이는 참 운이 없게도 선임자로 본인을 만났음..본인은 Wechat(중국 채팅어플)을 즐겨 했으니까...

1시간, 2시간을 기다리다 심심하여 Wechat 어플로 들어갔음. 거기엔 과거 소황제 시절

교류하던 친구들의 연락처와, 이번에 새로 추가된 동석이의 아이디가 있었음.

심심하여 동석이가 업로드한 사진들을 하나하나 보고 있었는데, 잠시후 새로운 사진이 업로드가 되는거임.


사진은 축구 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이었는데, 배가 툭 튀어나와서 

'아...운동해도 이놈의 배는 들어가질 않는구나..ㅠㅠ'하는 내용이 적혀있었음.

그리고 축구 운동장 뒤에 현수막이 걸려있었는데


'XXX 조선족 청년 XXX협회 친선 축구대회 일시 XXXX년 XX월 XX일~ XX월 XX일'


잉? ㅋㅋㅋㅋ 오늘 쟤네들 친선 대회 날이네? ㅋㅋㅋㅋ


그 사진을 보고 본인도 다시 집으로 돌아왔음. 화도 안났음.

위로는 화도 내고 팀장이든, 과장이든, 고객사든 Kill을 수도 없이 올려 왔지만...


생각해보니 아래를 조져본 적이 별로 없었음.

경험치의 부족이랄까...약자를 건드린다는게 뭔가 아니지 않나 하는 '고정관념'에 빠져 있었던거 같음.

나보다 위치가 낮다고, 나보다 못나다고 무조건 '약자' 인게 아닌것을 조금씩 깨달아가는 과정이었음.


참교육에는 위도, 아래도 없는것을..


그렇게 월요일. 

회사에 출근하여 창희 대리를 만났음.


나: 창희씨. 혹시 어제 동석이 나왔어?


창희: 아니;;; 연락도 안되고...; 한참 기다리다 그냥 집에 갔어요.


[이 생퀴가 선임자들이 지 때문에 출근해있는데...물을 맥여!?]


그렇게 얼마후 동석이가 출근했음. 매우매우 슬픈 얼굴로....


나: 좋은 아침이다. 동석이. 너가 설명 해줘야 할게 있어. 

 

동석: .............


나: 너어...토요일, 일요일에 왜 안나왔냐? 안나오는게 문제가 아니라 왜 우리한테 연락 안했냐?


동석: ....어...어머니 께서....흑...갑자기 쓰러지셔서요........


창희: 뭐!? 어이구!! 그러면 정신이 없을 수 있지;; 에고..그래서 어머님은 좀 어떠세요!? ㅠㅠ


동석: 지금은 의식을 찾으셨습니다....ㅠ


나: 언제 쓰러지셨어?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동석: 제가 회사에 출근하려고 나서는데 갑자기 쓰러지셨어요......


나: 음...대략 10시 쯤이겠구나...우리가 12시에 밥먹고 1시부터 같이 하는거니까..


동석: 네....


나: 그런데 말입니다. (그것이 알고싶다ㅡㅡ).


동석 & 창희: ???


나: 요기 요거. 이 사진. 동석이가 오전 11시 반에 올린 이 사진 말입니다 ㅡㅡ.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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