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포레스트 검프, 제다이의 귀환, 맨인 블랙의 공통점? 한푼도 못번 망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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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칼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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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ST - CNN - 포레스트 검프, 스타워즈 - 제다이의 귀환, 맨인 블랙. 이 모두는 관객들이 크게 사랑했고, 흥행에 성공했으며 시간이 지나도 입에 오르내리는 영화입니다. 그러나 상업적 성공으로 본다면 어떨까요? 놀랍게도 이 세 영화는 폭망작입니다. 단 한푼도 제작사에게 이익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포레스트 검프는 박스오피스에서 3억 달러 넘는 영화관람표 판매액을 기록했습니다. 스타워즈 트릴로지 - 마지막편 제다이의 귀환은 아예 회계상으로는 엄청난 손해를 기록했습니다. 적어도 해리포터 시리즈의 영화 한편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개봉 당해 관객의 사랑을 받았지만 수익성은 없었습니다. 적어도 회계상으로는 말이죠.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이 분야에 정통하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고수하는 전문가들은 냉소적입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믿기 힘드시죠? 근데 사실입니다. 비밀은 바로 헐리우드 회계방식입니다."


이번 작가조합(WGA) 및 배우조합(SAG)의 엄청난 파업 뒤배경에는 출연료 지급 방식에 대한 분쟁도 포함합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헐리우드 업계가 관행으로 여겨온 독특한 회계 기준이 한몫 합니다. 그리고 그 방식은 너무 방대하고 복잡하여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이같은 관행에 대해 위키백과에도 아예 따로 "헐리우드 회계방식"이라는 별도의 페이지가 있습니다.


회계사들은 헐리우드 회계방식을 전통적인 회계방식과는 별도로 구분하려고 하는데 이는 대부분의 미국 기업이 준수하는 표준 장부 처리 방식인 미국 일반회계원칙(GAAP/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회계 전문가들은 이런 일종의 "분식 회계"가 합법이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합법이라고 주장한다면 기술적으로는 딱히 무어라 반박하기는 힘들겠군요. 워낙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모두 법 테두리 내에서 가능한 일이니까요." - 스티븐 글레이저 /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회계학 부교수 - 


아래의 방식은 헐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일반적으로 영화 "A"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회계 방식입니다.


  • 스튜디오는 영화 "A"를 기획합니다. 그리고 제작발표를 합니다. 

  • 스튜디오는 영화 "A"를 제작할 자회사 "B"를 설립합니다.

  • 스튜디오의 자회사 "B"는 영화 "A"에 출연하는 모든 출연진,스태프.제작서비스,세트디자인,소품 등의 계약을 하며 비용을 지불합니다.

  • 영화가 완성되고 개봉합니다. 자회사 "B"는 영화 관람 티켓 판매로 수익을 얻습니다.

  • 여타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자회사 "B" 역시 매출액이 생기면 비용을 제하고 남으면 수익을, 남지 못하면 손해가 발생합니다.


여기서부터 이상한 일이 발생합니다.

영화가 대박을 치고 영화 관람 티켓이 불티나게 팔려 자회사 "B"에 어마어마한 매출액이 생깁니다. 그러나 이 자회사 "B"는 모회사인 스튜디오에게 배급, 광고, 마케팅 명목으로 수수료를 지불합니다. 물론 자회사 "B"는 이런 수수료에 NO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왜냐구요? 자회사 라는 의미를 생각해 주세요.

이렇게 되면 자회사 "B"의 수익은 수수료 지불의 형태로 모회사 스튜디오에게 넘어감으로 회계상으로는 아무리 자회사 "B"가 흥행에 성공하였어도 이익은 고스란히 수수료에 잠식당합니다.


무언가 터무니없다고 생각치 않으시나요? 전세계 자본주의 정신이 뼛속까지 각인되어 있는 미국 혈통의 기업이 왜 수익을 내는 것에 관심이 없을까요? 그것은 제작에 참가한 배우, 감독, 작가 등 기타 크리에이터들이 자회사 "B"와 맺은 계약이 수익 배분 계약(Revenue Share)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수익이 나지 않으면(회계상으로) 스튜디오는 그들에게 돈을 지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다하는 거물급 연예 엔터테인먼트 변호사들이 고객들에게 하는 조언이 뭔지 아세요? '차라리 베팅하라'입니다. 영화 흥행결과 상관없이 러닝개런티에다가 티켓판매 금액의 %별 수익배분을 계약조건으로 거는 겁니다." - 스티븐 글레이저 /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회계학 부교수 - 


즉, 수익 분배 계약이 순이익이 아닌 수익 또는 티켓 판매와 연계되도록 하는 것은 배우와 작가에게 달려 있습니다. 영화가 아무리 성공하더라도 설계상 순이익은 존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모두 합법입니다. 


미국 헐리우드 역사에 길이 남을 영화 맨인 블랙.

제작비 9천만달러, 총 수익 약 6억달러. 

최종 회계 결과 손익계산서는? 300만달러 적자.


일반적인 미국 헐리우드 영화의 제작과정에는 다양한 항목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극장,유료채널,OTT, 항공기 기내상영 등 다양한 방식의 배급 비용, 막대한 마케팅 비용, 파이낸싱에 따른 이자 비용, 보험 비용 등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이 수수료 혹은 비용 처리됩니다. 


"이러한 막대한 금액의 비용등은 영화 스튜디오들이 매우 재빠르게 회계 처리해서 영화 수익을 잠식하게 합니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그 영화는 이익이나 손실이 전혀 발생하지 않게 처리될 수 있는 거죠. 사실 이건 전적으로 그들 - 영화 스튜디오들의 권한이고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어요 하지만.... 무어라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일부 영화 스튜디오들은 수익을 최대한 줄이는 데 열심인 것 같아 보입니다." - 마크 영 /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마샬 경영대학원 회계학 교수 - 


헐리우드에 전설처럼 회자되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1997년 토미 리 존스와 윌 스미스가 주연한 맨인 블랙(Men In Black)입니다. 이 영화는 9천만 달러의 예산으로 6억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 영화는 세 편의 속편이 나올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제작사인 소니 픽처스는 이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긴 적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소니는 정말 대단합니다. 자선사업가(비꼬는 의미)죠. 맨인 블랙의 회계자료를 보면 정말 소니는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회계자료에 따르면 맨인 블랙은 5억 9500만 달러 수익이 났지만 소니 픽처스가 비용처리 한 금액이 5억 9800만 달러예요. 3백만 달러 적자죠. 아주 아슬아슬하게 연간 0.02%의 차이에 불과하게 말이죠."  - 에드 솔로몬 / 맨인 블랙 시나리오 작가 - 


"저도 공상과학영화인 맨인 블랙 영화 대본을 쓴 작가지만 저보다 더 뛰어난 작가가 있어요. 바로 소니 픽쳐스죠. 맨인 블랙의 손익계산서와 회계 자료는 영화보다 더 나은 공상과학소설이라고 생각해요." - 에드 솔로몬 / 맨인 블랙 시나리오 작가 - 



비판적인 시각의 전문가들은 영화 스튜디오들의 이같은 간접비용을 부풀리는 회계관행이 배우와 작가들에게 돈을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 말고는 다른 목적을 찾기 힘들다고 지적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어요. 다른 동기가 없거든요. 세금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없어요. 영화 스튜디오들은 자회사를 역외 탈세가 가능하거나 아니면 세금이 저렴한 외국에 설립하지 않아요. 모두 미국 영토 내에 설립하죠. 자회사가 미국령 내에 있고 이 자회사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면 일반적으로 세금 절감 효과는 없습니다. 미국은 법인세가 매우 엄격하니까요."

"한가지 힌트를 드리자면 영화 스튜디오와 자회사 간의 거래는 일반적으로 각 모회사-자회사 간의 수익이 통합 회계 처리될때 소멸됩니다. 즉 이러한 '창의적인' 발상의 비용 배분은 영화 스튜디오의 주주들에게 어떤 불이익도 주지 않아야 합니다." - 스톰버그 / CNN 경제,회계 전문 코멘테이터 - 


소니 픽처스는 CNN의 논평 요청에 대해 즉시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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