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이 ‘띄운’ 지역주택아파트, 분양 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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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12월 1일 대법원은 서울 돈암동 ‘이안 성북’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과 시행대행사 공동대표 등 4명에게 사기와 업무상 횡령 등으로 징역 7년까지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별다른 자금이 없어서 토지 확보를 거의 하지 못하였고, 체계적인 계획도 없었으며,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라고 판시했다. 


‘이안 성북’ 지역주택조합 사건은 뉴스어디가 지난 달 보도한 서울 옥수동 지역주택조합 사기 사건에 앞서 발생한 또 다른 ‘지주택’ 사기 사건이다. 두 사건은 많은 피해자를 낳은 지주택 사기라는 것 외에도 사기꾼들이 돈으로 언론의 ‘기사형 광고’ 등을 사서 피해자를 유혹하는 수단으로 동원했다는 점에서도 닮은 꼴이다.


당초 ‘이안 성북’ 지역주택조합 측은 2016년 계약 후 2019년 380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라고 선전했다. 하지만 삽도 뜨지 못했다. 수사와 재판에서 확인된 피해자는 159명, 피해액은 무려 100억 원가량이다. 일부 피해자는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겼지만, 상당수는 “기억을 꺼내고 싶지 않다”라며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조합 관계자들은 사기행각 끝에 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가해자와 피해자 못지 않게 이 사건의 한 축을 이뤘지만 이익만 본 주체가 있다. 바로 언론사다. 


‘이안 성북’ 지주택 사기 사건이 본격 시작할 무렵, 조선일보 계열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펴보자. 2016년 3월 24일, TV조선 <광화문의 아침> 진행자와 기자는 ‘이안 성북’을 이렇게 소개했다. 

□ MC 이창섭: 오늘 첫 순서는요, 생생 경제입니다. 최근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늘고 있지만 사업이 무산될 수 있어서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 MC 이하정: 그런데요, 이곳만큼은 유난히 인기가 높습니다. 어느 지역일까요? 김기성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중략)

○ 김기성 기자: 성북구 쪽에 아리랑 고개라고 아시죠. 돈암동 동선동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입니다. 제가 지난 주말에 찾아가 봤는데 앞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대부분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같은 경우에 조합원 모집을 시작하고, 3~4개월 지나야지 본 궤도에 오를까말까 하는 정도가 보통이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여기 같은 경우에는 홍보관을 열고 3주가 채 되지 않았는데 조합원의 90%가 모였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이렇게 보는 게 옳을 거 같습니다. 왜 이렇게 인기가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저렇게 성공할 수 있는지를 보면, 결국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를 고를 때 어떤 데를 가야되겠다,라는 팁이 나오기 때문에 제가 오늘 들고나와서 말씀을 드리려는 것입니다.


TV조선 ‘광화문의 아침’, 2016.3.24. 방송

TV조선이 “유난히 인기있고, 성공했다”라고 언급한 돈암⋅동선동 지주택 아파트의 이름이 ‘이안 성북’이다. 지주택 아파트는 무주택자들이 조합을 만들어 건설하는 방식이다. 일반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토지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토지 매입이 순탄치 않아 무산되는 경우도 많다. 성공률이 10-20%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 

사업이 실패할 경우, 그간 들어간 사업비 등은 조합원이 떠안아야 한다. 분양가가 싸다고 하지만 그만큼 위험도 높다. 그런데도 TV조선은 ‘이안 성북’ 지주택의 사기 행각이 본격화될 무렵 언론의 공신력을 통해 ‘이안 성북’에 일종의 ‘보증’을 서 준 것이다. 이날 TV조선 <광화문의 아침>은 11분 동안 ‘이안 성북’ 사업을 홍보했다.

‘이안 성북’ 광고에 열을 올린 것은 TV조선만이 아니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신문, 한국경제신문 등도 기사형 광고, 전면 광고 등으로 ‘이안 성북’을 홍보했다…(전체 기사 보기: https://newswhere.org/news/money/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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