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헬기 추락 30대 정비사 박병일 씨, 새 생명 주고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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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헬기 추락사고 정비사 36 살 박병일 씨가 장기 기증 수술 전 마지막 인사 ‘임종 면회’를 나누는 모습.


■ 등산로 공사 자재 옮기던 헬기의 갑작스런 추락…1명 숨지고 3명 다쳐

경남 거제시 선자산에서 헬기가 추락한 건 16 일 오전 9시쯤입니다.

선자산 등산로 정비에 필요한 목재 등 자재를 옮기는 작업을 하던 가운데 사고가 생긴 겁니다.

사고 헬기에는 60 대 기장과 부기장, 30 대 정비사 등 3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2시간 만에 구조돼 부산과 울산 병원으로 각각 옮겨졌지만 60 대 기장은 숨졌고, 부기장과 정비사는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 "일주일만 있으면 집에 가요"

헬기에 타고 있던 정비사, 36 살 박병일 씨는 충북 음성군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육군 항공대에서 근무할 때 박병일 씨 모습.


박병일 씨는 넉넉하지 않은 가정형편에 일찍이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고등학교를 마친 뒤 항공 관련 자격증 따고 육군 항공대 부사관으로 활동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7년의 군 생활을 마친 뒤 박 씨는 정비 경험을 살려 정비사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헬기 대여 일정에 따라 전국을 오가며 일해 온 지 5년째, 박병일 씨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애틋함이 깊었습니다.

최근 아버지와 전화 통화하며 "아버지, 이제 일주일 있으면 복귀해요."라며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 박병일 씨 가족 "하나뿐인 내 자식, 다른 자식들의 삶이 이어지길"


박병일 씨와 어머니의 모습.

 

박병일 씨 부모님은 일주일만 있으면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알았던 아들을 중환자실에서 마주했습니다.

헬기 사고로 머리를 심하게 다치면서 의식을 잃은 아들 모습에 부모는 억장이 무너져내렸습니다.

7년 전 큰딸을 잃고 하나 남은 아들의 갑작스러운 사고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의료장비에 의지한 채 삶을 이어가는 아들, 부모님은 고민 끝에 아들의 장기 기증을 결정했습니다.

'법 없이도 살 착한 아들', 항상 가족을 걱정하던 아들을 이대로 보낼 수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박 씨의 가족은 장기기증을 받지 못해 죽음을 기다리는 '또 다른 자식'들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꿈만 같은 아들의 죽음을 가족들은 다른 사람의 죽음을 막아 이겨보려는 마음이었습니다.


■ 4개의 장기, 4명의 새로운 생명

장기 기증 서약을 한 뒤 심의를 거쳐 결정된 장기기증 수술. 가족들은 오늘( 19 일) 오후 장기 적출 수술을 앞두고 열린 '임종 면회'에서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가족들은 눈물 속에 마지막 인사를 하며 박병일 씨를 영원히 가슴에 묻었습니다.

박병일 씨가 기증할 장기는 심장과 간, 신장 등 4개입니다. 

장기 적합도에 따라 4명이 새 생명을 얻게 될 예정입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6/0011269087?sid=102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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