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F

아주 옛날에 게임개발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사업쪽 라인이 줄퇴사를 하는 바람에 개발과 사업을 동시에 맡게 됐어요 

게임은 정말 재밌고 좋았는데 맡고나서 들여다보니 운영이 부실하다고 해야될까요? 내실있는 이벤트나 업데이트가 필요했던 시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유저층이 초등학생 정도로 어리기도 하고 그래서 궁리끝에 연예인 콜라보를 추진했는데 내부 반응은 좀 별로였습니다. 그게 내실이있겠냐 게임에 연예인이 웬말이냐 뭐 그런식이었는데

경영진도 비싼 연예인 라이센스 비용에 난색을 표시해서 어쩔수 없이 모든 책임을 지기로 하고 저비용으로 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죠

그렇게 국내 유망 연예인을 물색하던 차에 신인 걸그룹 뮤직비디오를 왕창 받아보다가

신인 걸그룹 여자친구의 <유리구슬> 뮤직비디오를 보는데 너무 괜찮은거예요. 그전까지 수많은 신규그룹을 검토했지만 다 느낌이 안왔는데 이그룹은 되겠다 싶은 느낌이 왔습니다. 

레이블도 무명이어서 저렴하게 되지않을까 가능하면 장기 아예 무기한으로 알아보자고 해서 사업팀 남은 인력을 총동원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조건이 정말 파격적으로 저희쪽에 유리하더라구요. 

경영진도 이정도 금액이면 시도하다 잘못돼도 괜찮겠다 판단하고 그래서 일사천리로 컨셉잡아서 멤버들을 캐릭터로 출시하는 기획을 잡고 아트팀하고 컨셉 잡아서 녹음까지 바로 진행했습니다. 

녹음하는 현장에 방문하는날 홍보영상도 촬영해서 비용도 아끼고 효과도 극대화하기로 했는데 막상 멤버분들 만나보니까 너무너무 착하고 작고 귀여운 느낌? 이어서 놀랬네요. 

게임 번창하세요 하고 응원해주셔서 같이갔던 개발팀이랑 사업팀 멤버들이 전부 감복했었던 날입니다 ㅎㅎ

당시에 그 게임에서 성과가 좀 나니까 경영진이 다른 게임도 저에게 관리를 맡겼는데 이 게임에서도 소문을 들었는지 자기들도 연예인 콜라보를 해보고 싶다고 하기에 주저없이 또 여자친구 걸그룹을 추천했고 한번 더 콜라보를 진행했었네요. 

두번째 게임에서는 성인등급 게임이어서 일부 멤버들은 오시지 못했고 그렇게 어린분들이었나 하고 엄청 놀랬던 기억입니다. 

그후에 여자친구는 꽈당 무대를 통해 엄청난 떡상을 했고 회사 매출도 대폭 상승해서 어떻게 이렇게 적은 돈으로 저런 특급 아이돌을 장기 계약했냐 인맥이나 무슨 라인이 있는거냐 등등

회사에서 레전설 눈썰미 프로모터 아니냐는 소문이 돌아서 여러 사람이 절 찾아와 다음에 뜰 그룹이나 연예인을 알려달라고 점쟁이 찾듯 와서 물어보고 그랬네요 ㅎㅎ

지금은 석연찮은 해체 후 비비지로 다시 데뷔해서 활동하고 있지만 좋은 곡도 받지 못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것 같아요. 

덕분에 감사했는데 잘됐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