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빙삼, 부동산 관련 긴 글(하지만 쉬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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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병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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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집을 살 수가 있을까>
코로나로 인한 '대확장의 시대'가 슬슬 끝을 맺고 전 세계가 이제 다시 긴축의 시대로 접어들어갈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경기가 침체되는 와중에도 전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은 상상 이상의 폭등을 해왔으나 이제 이 또한 멈추고 반전 하락 할 것인지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만 해도 지난 봄 보궐선거에서 여당 전패라는 진귀한 기록을 세운 것이 바로 이 부동산 문제였다고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물론 단순한 부동산 가격의 상승 뿐 아니라 공기업 직원들의 조직적 투기와 부당 이득이라는 기름을 끼얹은 탓도 있겠지만. 어찌되었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부동산으로 집없는 이들의 내집 마련 꿈은 저 멀리 더 멀어졌다고 한탄을 하는 소리가 아직도 귀에서 멀어지지 않고 있다. 자, 그러면 이제 집값이 상승을 멈추고 하락 반전 하면 과연 집 없는 이들도 내집 마련을 손 쉽게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인가?
부동산 가격은 스스로 오르지 않는다. 매도자가 혼자 올릴 수도 없고, 매수자가 스스로 올리지도 않는다. 매도자가 아무리 올리고 싶어도 매수가가 없으면 못 올리는 것이고, 매도자가 올리지 않는데 스스로 올려줄 매수자도 없다는 뜻이다. 즉, 부동산 가격 상승은 '비정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제멋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면 그 동안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원인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은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소리를 듣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제일 많이 언급하는 것 같다. 과연 그럴까? 부동산 가격은 거대한 강 물줄기와 같다. 수많은 작은 물줄기가 합쳐서 이루어진 거대한 강과 같다는 뜻이다. 비가 내리면 수 많은 개천으로 물이 몰리고, 그 물들이 지류의 물들을 넘치게 하고 그 물들이 또 모여서 거대한 강이 되어 엄청난 홍수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튼튼한 둑을 쌓고, 수로를 정비하고, 또 댐을 만들어 수량 조절을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엄청난 강우에는 별 도리 없이 홍수가 나고, 침수가 되고, 이재민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 이치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어쩌지는 못한다. 다만 그 내리는 비를 치수하는 역할 을 하는 것 뿐이다. 말하자면 우리나라 부동산이 급등한 이유 중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미흡해서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인 이자율 하락으로 인한 유동성 증가라든가, 내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로 인한 유동성 긍급 증가라든가,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경제의 양극화로 인한 부의 쏠림 현상 등등이 부동산 가격을 증가시키는 것은 조그마한 호미에 불과한 '부동산 정책'들로 막기에는 역부족일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전 세계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부동산 폭등이라는 동일한 현상을 겪지 않았겠는가? 부동산은 결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크게 본다면 이는 '자본주의'시스템의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앞으로 이자율 상승과 유동성 공급 조절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다. 그러면 과연 집값은 하락할 것인가? 개인적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에는 경제의 양극화로 인한 부의 편중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서울 강남 등 요지의 초고가 부동산의 하락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본다. 다만 덩달아 급등했던 수도권 와곽이나 지방의 부동산은 이자율 상승과 유동성 공급 제한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문제는, 이렇게 서민용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 되면 과연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앞 서 얘기했지만, 이들 부동산이 덩달아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은 매도자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올린다고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매수자가 지불할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서민 매수자들의 소득이 절대값으로 증가한 것도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결국 이들으 지불 능력을 제고 시킨 것은 '이자율'이다. 부동산 대출 금리가 5%일 때 이자로 연 1,000만원을 낼 수 있으면 2억원을 빌릴 수 있다. 반면에 부동산 금리가 2.5%로 떨어지면 같은 금액으로 4억원에 대한 이자를 낼 수가 있다. 즉, 부동산 매도자 입장에서는 같은 매수희망자에게서 2억원이나 더 받아낼 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러니 집 값이 오를 수 밖에 더 있는가.
이제, 전 세계가 긴축으로 들어가게 되고 부동산 대출이자가 2.5%에서 5%로 높아진다고 가정해 보자. 집값이 2억원 하락해도 지불해야하는 이자는 똑 같다. 즉, 지금 집을 살 수 없는 사람은 집값이 떨어져도 여전히 살 수가 없다는 말이다. 물론 진짜로 이런 식으로 부동산이 하락하게 된다면 우리나라 언론들은 그간 집값이 올라서 서민들 내집 마련 꿈이 깨졌다고 광광대던 것의 한 열 배쯤은 더 '서민들 하나 밖에 없는 재산 떨어져서 다 망한다'고 광광 댈 것이 눈에 선하다.
지금 껏 집을 사지 못했다면 앞으로 집값이 하락해도 여전히 살 수가 없다는 것, 비참하지만 이것이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서민의 현실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 와중에 부의 편중이 점점 심해지고 노동 소득 대비 자본 소득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부자 부모 밑에서 태어나는 덕에 평생 노동 걱정은 하지 않고 즐기고만 살아도 충분한 인류가 자꾸 태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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