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이를 켜면 달려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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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거그려서20년살아남았습니다
<깜빡이를 켜면 달려오는 사람>
우리는 어제도 산책을 위해 밖으로 나갔습니다.
걸어서 갈 수 없는 거리라 차를 가지고 나갔죠.
차선 변경을 위해 룸미러, 사이드미러를 차례로 확인한 다음
‘공간이 충분하구나’ 깜빡이를(흔히 부르는 말로 그냥 적을게요) 켠 순간,
저 멀리 있던 차가 굉음을 내고 달려왔습니다.
운전을 20년 가까이 했으니 대충 느낌이 옵니다.
‘아 저 차 들어오겠는데….’
차량의 흐림에 문제가 없으면 저는 대부분 그런 차는 먼저 보내줍니다.
(머뭇거리다 다른 차량과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싶으면 차선을 변경하고요)
그런 차 앞에 기어이 들어가야 할 이유가 없거든요.
그 차보다 먼저 차선에 올라간다고
내 도착시간이 엄청나게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정말 아무 의미가 없어요.
“왜 그럴까?”
“깜빡이를 보면 신호로 보지 않고 화가 나나?”
보라요정님의 말을 들으니
맞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우측 깜박이는 ‘우측으로 들어갑니다’라는 신호입니다.
그것을
‘내가 들어 갈테니 너는 좀 꺼져줄래’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고
‘제가 차선을 변경하려 하니 양보 좀 부탁합니다’라고 읽는 사람도 있습니다.
경적을 화를 내는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사고 나지 말라는 주의의 의미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강철의 박스 안에 들어가 말로 할 수 없으니
빛으로, 소리로 소통하라고 있는 것들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르게 사용하기도, 해석하기도 합니다.
——
언젠가 늦은 밤 일방통행 골목에서 차를 마주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가는 방향이었기 때문에
반대편 차가 잘못 들어온 것이죠.
당연히 앞차가 빼줘야 하는 게 맞습니다.
슬쩍 보니 조금 후진해서 차를 붙이면 제가 지나갈 수 있겠더라고요.
그런데 움직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후진한 다음 그 차가 지나갈 수 있게 길을 내주었습니다.
앞차는 느릿느릿 움직여 제 차를 지나쳐 갔습니다.
제 뒤에 차도 없었고 늦은 밤이라 착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굳이 그 골목에서 다른 차도 없는데, 그리고 공간도 나오는데,
내가 옳은 방향이니 ‘당신이 빼라’ 하면서 싸울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게 무슨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 밤에, 그 작은 골목에서.
의미 없는 일,
의미 없는 행동으로
누군가보다 우위에 서려는 것.
경쟁도 아닌데 굳이 비어 있는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 일,
신호를 보냈는데
그 신호를 오해하는 일,
아니 그 신호를 공격적으로 받아들이는 일,
빨리 가지도 못하는 달리기,
저는 이제 그런 의미없는 질주를 하기 싫어요.
왜냐하면
충분히 그래봤으니까요.
왜 없었겠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런일을 하기 싫어요.
깜빡이를 보면 엑셀을 더 밟고 달려오는 사람이 되기 싫습니다.
——
일방통행 골목에서 제가 비켜준 그 차의 뒤에는
‘초보운전, 미안해요 ㅠ_ㅠ’
스티커가 붙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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