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망할지도 모른다'... 성대 교수·연구자 248명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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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무능·굴욕 외교 규탄... "개교 이래 최대 규모 선언, 국정 쇄신 없으면 정권 종식 투쟁"

[윤근혁, 권우성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방미와 취임 1주년에 즈음한 성균관대 교수ㆍ연구자 시국선언(참여자 248명)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정문에서 열렸다.
ⓒ 권우성

 
"'나라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이제 단지 수사가 아니다."

성균관대 교수·연구자들 248명이 24일 오전 11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방문과 취임 1주년을 맞아 발표한 시국선언에 이름을 올린 교수·연구자 숫자는 "개교 이래 최대 규모로 생각된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교수들의 시국선언문 발표를 지켜본 이 대학 한 재학생은 마이크를 잡고 "윤석열 대통령을 보면 임기 안에 반드시 나라를 망하게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성대 학생도 "외교는 무능과 굴욕 넘어 재앙으로"
 

▲  윤석열 대통령 방미와 취임 1주년에 즈음한 성균관대 교수ㆍ연구자 시국선언(참여자 248명)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정문에서 열렸다.
ⓒ 권우성

 
성균관대 교수·연구자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정문 앞에서 발표한 시국선언문에서 "취임 1주년을 맞는 윤석열 정부는 지난 1년간 독선적 국정 운영으로 일관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후퇴에 후퇴를 거듭하며 미증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나라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이제 단지 수사가 아니다"라면서 "먼저 민주주의와 협치가 실종되고 '검찰 독재'라 일컬어지는 정치의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친일부역 고등문관시험 출신들이 해방 후에도 독재를 떠받쳤듯이, 이 정권하에서도 법률 기술자들이 정치를 사법화하며 권력의 파수꾼 노릇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시국선언문>
굴욕외교를 규탄하며 전면적 국정 쇄신을 요구한다
-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와 취임 1주년을 맞으며 -
1.
오는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취임 전부터 여론의 반대를 무시하고 대통령 집무실의 이전을 강행한 윤석열 정부는 지난 1년간 독선적 국정 운영으로 일관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후퇴에 후퇴를 거듭하며 미증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나라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이제 단지 수사가 아니다.

먼저 민주주의와 협치가 실종되고 '검찰 독재'라 일컬어지는 정치의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친일 부역에 앞장섰던 고등문관시험 출신들이 해방 후에도 독재를 떠받쳤듯이, 이 정권하에서도 법률 기술자들은 정치를 사법화하며 권력의 파수꾼 노릇을 하고 있다. 대통령은 연일 '자유 민주주의'를 강변하지만, 타협과 관용의 정치는 고사하고 국제사회가 우려할 정도로 언론의 자유마저 위협받고 있다.

국가경제가 추락하고 민생도 위기 상황이다. 작년 한 해 500억 달러에 가까운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3년에는 무역적자가 불과 3개월 만에 작년의 절반을 넘어섰다. 물가는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의 틈바구니에서 IMF 경제위기 못지 않은 대규모 공황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 때문에 민생은 더할 수 없이 팍팍해졌지만, 오히려 정부는 시대착오적 주 69시간 근무제와 노동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사회 안전과 정의도 무너졌다. 단지 골목길을 걸어가기만 했을 뿐인데 159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이태원에서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모든 책임은 일선 공무원들에게 전가되었다. 대통령과 장관은 책임을 지기는커녕 유족이 받아들일 수 있는 진솔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무책임과 몰염치의 극치라 할 수 있다. 과연 이 정부는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가.

2.
그리고 전국적 규탄 행렬이 보여주듯, 지난 3월 6일에 발표한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동원 배상안에서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독선적 국정 운영은 우리 사회가 인내할 수 있는 한계를 넘고 말았다. 이는 일본 기업의 책임과 배상을 분명히 한 2018년 대법원 확정판결을 무시하는 차원을 넘어, 3.1운동 정신을 전면에 내세운 대한민국 헌법을 완전히 부정하는 행태다. 나아가 식민과 전쟁범죄를 단죄하고 평화와 인권을 옹호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반한다. 그 속에는 국민 여론은 물론 피해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오만함과, 역사를 미래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 정도로 여기는 반역사적 인식이 담겨 있다.

윤석열 정부는 '국익'을 앞세우며 강제동원 배상안을 밀어붙였다.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이를 위해서는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 주장한다. 실제로 한-미-일 동맹의 강화는 중국 견제에 힘을 쏟고 있는 미국이 동북아시아에서 추구하는 방향이다. 그래서 한국 정부가 강제동원 배상안을 발표하자 미국은 이를 크게 환영했다. 덕분에 피해자들과 한국민이 당한 굴욕과는 반대로 이미 일본에서 환대를 받았던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는 '국빈'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현시점에 한편에 일방적인 외교는 이익이 되기보다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예나 지금이나 미국에게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의 무게는 확연히 다르다. 한-미-일 동맹은 결국 미국을 정점으로 일본이 동북아 지역 거점이 되고 그 하위에 한국이 놓이는 수직적 질서가 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한국이 가질 수 있는 자주성과 자율성의 폭이 매우 좁아진다.

군사적 긴장 상태에 놓인 한반도에서 능동적으로 균형을 잡지 못하는 외교는 무능과 굴욕을 넘어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대통령실 도청과 이에 대한 대통령실의 대응은, 미국 패권의 본질이 무엇이며 이 정권의 미국에 대한 태도가 얼마나 일방적인지 드러난 일이다. 우리는 실로 단순하고 거친 윤석열정권이 과연 지정학적 위기 상황을 다룰 수 있는지 진정 우려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진심으로 국익과 한반도 평화를 생각한다면 외교안보 정책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

3.
윤석열 정부 1년을 되돌아볼 때 퇴행의 속도가 너무 빨라 숨이 막힐 지경이다. 더 암담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도 4년이나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년간 보여준 무능하고도 극단적인 국정 운영을 앞으로 쇄신하지 않는다면 남은 4년을 온전히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민은 윤석열 정부의 전면적 국정 쇄신을 원하고 있다. 그 첫걸음은 당연히 강제동원 배상안의 철회가 되어야 한다. 동시에 외교를 참사로 잇달아 몰아넣은 인사들에 대한 문책을 시작으로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이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는 윤석열 취임 1주년과 방미를 앞두고 다시금 굴욕외교를 규탄하며 국정 전반의 쇄신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전국의 대학인들과 시민사회 함께 정권을 종식시키는 투쟁에 나설 것이다.

2023년 4월 24일 굴욕외교를 규탄하며 전면적 국정쇄신을 요구하는 성균관대학교 교수ㆍ연구자 일동

 

 

 

 

 

 

저도 이 규탄에 동의하며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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