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서 비현실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한강 다리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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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이트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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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평소처럼 아침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늘 가던 경로인 '잠수교'를 지나 동작대교까지 갔다가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그런 경로였습니다. 잠수교 남단, 새빛둥둥섬 근처에 왔을 때 다리 난간에서 어떤 여성이 저를 바라봅니다. 후드를 입고 손에는

뭔가를 들고 있는 것 같아서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호소하는 줄 알았습니다. 


어?!  그런데 그 여성의 서 있는 모습이 이상합니다. 서서히 달리며 다시 보니 그 여성은 난간 바깥쪽에 서 있었고 손으로는 난간을

붙잡고 있었기에 무언가를 들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119에 신고했습니다.



신고 후 그 여성과 거리를 두고 주시하고 있었는데, 그 여성이 손으로 저를 부릅니다. 한 손으로 그러는 것이 위험해 보여서 

조심스럽게 다가갔습니다. 


여성: 신고하셨나요?

본인: 네?

여성: 119에 신고하셨냐구요.

본인: 네, 맞습니다. 

여성: (손으로 아래를 가리키며) 이거 읽어주세요  (※정확하게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손으로 가리킨 곳을 보니 노트에 적어 한 장 뜯어낸 본인의 유서가 될 수도 있는, 첫 문장이 '내가 죽으면 읽어주세요'였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휴대폰이 가지런히 있었습니다.


곧이어 그 여성은 '뒤를 돌아봐주세요'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이건 뭔가를 연출하기 위한 상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뒷쪽, 건너편에는 카메라 또는 다른 뭔가가 있을 것 같았고 그래서 바로 뒤를 돌아봤는데, 그것은 제 시선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렇게 그 여성은 강으로 뛰어 내렸고, 저는 너무 놀랬지만 정신차리고 바로 119에 신고하면서 근처에 구명환이 있는지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다급해서인지 저는 구명환을 찾지 못했고 강으로 뛰어든 그녀를 보며 구급대원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처음 신고했을 때는 아직 난간에 있었으나 강으로 뛰어내렸기에 다시 연락해서 상황을 전달했고, 다행히 

반포대교 근처에는 '119특수구조단 반포수난구조대'가 있었기에 구조선이 신속하게 출동, 도착해서 그 여성을 구했습니다.


저는 그 여성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모릅니다. 부지불식간에 발생한 일이고, 지금 글을 쓰며 당시 상황을 복기 해보면

내가 그 여성을 붙잡았어야 했을까? 아니면 왜 그러는지 물어보기라도 했어야 하나..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 여성이 하루 빨리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찾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신속하게 대응/구조해 주신 119 구급 대원 여러분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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