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대구에서 쌀가게를 하는 강경진 씨에게 할머니 한 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택시에서 내리더니 길을 찾고 있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습니다.

길 찾는 걸 도와주려 다가가서 전화를 건네받으니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할머니에게 전화를 건네 받고 통화하는 강경진씨〈사진=CCTV 갈무리〉

분명 이모라고 했는데 할머니는 전화 속 남성에게 “예, 알겠습니다.”라며 높임말을 쓰고 있었습니다.

할머니에게 진짜 조카냐고 입 모양으로만 물으니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계속 “이게 내 전 재산인데”라고 혼잣말을 했습니다.

전화기 속 남성은 원래 알려준 곳이 아닌 다른 주소를 말하며 좁은 골목에서 보자고 말을 바꿨습니다.

수상함을 직감한 강 씨는 할머니를 자신의 가게로 모셨습니다.

할머니 가게에 모시고 경찰에 신고하는 강경진씨〈사진=CCTV 갈무리〉

사고가 나 수습을 해야 하니 2000만 원을 준비해 알려준 주소로 오라고 했다는 겁니다. 당황한 할머니는 아들 목소리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 겁니다.

곧바로 경북 칠곡에서 대구로 택시를 타고 왔는데 할머니가 내린 곳이 마침 강 씨의 쌀가게 앞이었던 겁니다.

경찰이 출동할 사이 보이스피싱 현금 전달책들은 달아나 버렸습니다.

보이스피싱 막은 강경진씨〈사진=윤두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