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이야기 (장문, 뻘글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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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 조그만 만두가게를 합니다.
만두장사를 한지는 8년쯤 됐습니다.
만두라는 메뉴를 선택한 계기는 단순합니다.
조그만 공간에 이웃 다른 가게 메뉴와 겹치지 않는 메뉴가 오직 만두 뿐이었습니다.
만두 이야기를 한번 해 보고 싶었는데 마침 시간이 나서 두서없이 써보는 단순한 수다 글입니다.
또한 오류 가능성 다분한 만두에 대한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저는 만두란 포자와 교자 두개로 나뉘고
포자는 찐빵식이고 우리가 통상 먹는 건 전부 교자의 범주에 속한다 봅니다.
예전에 만두는 이북에서 많이 만들어 먹었고
이남에선 거의 만들지 않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북 만두 가운데 개성만두라는 걸 들어 봤지만 개성만두가 뭔지 모릅니다.
다만 평양만두는 진짜 평양가서 먹어보진 못했지만
6.25전쟁 중 평양 옆 도시(남포시)에서 피난 내려온 가족들이
허구한 날 만들어 댔던 게 만두였고, 어려서 절대 안 먹던게 그 만두였습니다.
저희 집안 평양만두를 마지막으로 먹어 본 게 결혼 직전 아내를
어른들께 인사 드리러 갔을 때입니다. (이 때도 전 안 먹었음)
인사하러 갔을 때에도 그 만두가 있었으며 제 아내는 엄청 좋아했었습니다.
(지금도 말합니다, 참 맛있었다고)
저는 어려서도, 커서도 그 만두 싫어했습니다.
김치랑 두부 맛, 이게 끝입니다.
좋게 말해 담백하고 솔직히 말해 이게 뭥미? 맛입니다.
맞는지 모르겠지만 평양만두는 투박하며 거친 식감의
담백한 맛이 그 특징이라 추측 됩니다.
저희 집안 만두가 '전형적인 평양만두'이다.
~하고 어려서부터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만두 모양은 반달 형태로 접은 다음, 돌려 말아, 양쪽 끝을 붙인 만두.
입사귀모양 만두.
주름을 넣어 빚는 만두.
굴림만두 등이 일반적입니다.
입사귀 모양은 저 개인적으로 그 모양을 싫어하며
인건비 절약의 갑은 굴림만두이지만 역시 개인적으로 그닥.
돌려 마는 만두의 장점은 만두 빚는 기술 습득이 수월한 편이고
빚을 때 기계+수작업 병행이 가능합니다.
길쭉하게 기계로 뽑고 동그랗게 사람이 돌려 말기만 하면 됩니다.
장삿치 관점에서
돌려 마는 만두의 단점은 만두에 만두 소가 많이 들어 갑니다.
어지간히 크지 않으면 말고나면 엄청 작아 보이는 만두입니다.
반대로 생각해, 돌려 만 만두를 다시 펴면 엄청 큽니다.
개인적으로 주름만두를 좋아합니다.
주름 만두는 동그랗게 만 만두보다 작지만 인건비가 더 많이 듭니다.
빚는 속도 이야기입니다. (만두빚기 달인 제외)
반복되지만 담백, 투박한 평양만두 저는 싫어합니다.
적당한 MSG와 고기 많이 넣고 만든 만두가 좋습니다.
돼지고기는 후지!
후지 엄청 쌉니다.
전지 비쌉니다.
비싸니 더 맛있겠지?
아닙니다. 비록 짧은 경험이지만 거의 차이 없습니다.
만두는 양념이 9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집에서 해 드실 때 불고기등의 용도가 아닌
만두 용도라면 그냥 후지로 준비하세요.
쌉니다 후지가.
다만 돼지냄새가 문제인데 간혹 나오는 이 돼지냄새 때문에
아예 고기만두는 안 팔고 김치만두만 파는 곳도 있습니다.
잘 익은 김치는 돼지냄새를 약 70~90%는 잡아 준다고 봅니다.
돼지고기를 아주 적게 넣는 게 아니라면
돼지고기 콘트롤이 생명입니다.
이것 때문에 그 동안 버린 만두의 양을 말씀 드리면 믿지 못하실 겁니다 ㅠㅠ
생고기는 절대 냄새 안 납니다.
개코란 소리 들어 본 적 없는 분들은 생고기에서 돼지잡내 못 맡습니다.
생고기에서 잡내를 맡을 수 있다면 그 고기는 이미 상품가치 X 가 됩니다.
암튼 생고기에선 안 나던 그 숨어있던 숫퇘지 냄새가
찌거나 구우면 기가막히게 올라옵니다.
(삼겹살도 마찬가지)
튀기면 잡냄새가 많이 감춰 집니다만 완전히 없애진 못합니다.
튀김(구운)만두 참 맛있습니다.
어지간히 맛 없어도 튀기면 맛있어 지더군요.
집에서 만두 빚어 드시는 분들은 고추지 다져서 넣어 보세요.
저는 공정 늘어나는게 싫어 넣지 않고 있습니다만
고추 넣은 만두 참 맛있습니다.
고기만두 소에 청양고추+고추지 다져 넣고 튀겨 먹으면 끝판왕입니다.
(고추만두는 찐만두보다 굽거나 튀김이 더 맛있음)
새우만두 좋아하세요?
만두소에 노바시 새우 한마리 넣고 빚으면 끝?
맛있던가요? 전 가성비 메롱~이라고 봅니다.
노바시 새우에선 새우향 거의 없고 새우 식감만 살짝 나는데
새우 가격은 ㅎㄷㄷ 합니다.
새우의 향이 확 살아있는 새우만두는 강추합니다.
(*노바시 새우 : 꼬랑지 껍질만 남겨있는 길쭉한 통새우살)
얇은피 만두를 좋아합니다.
만두피가 두꺼우면 식감이 다소 퍽퍽합니다.
그렇다고 비닐 수준으로 지나치게 얇으면 더 맛있을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비닐 수준으로 피가 얇으면 만두 빚는 분들이 너무 힘듭니다.
힘든 정도가 아니라 아예 빚질 못하는 수준이 됩니다.
공장표 만두는 피가 다소 두껍습니다.
위,아래의 롤러가 밀가루 반죽을 눌러 뽑아 내는데 지나치게 얇은 두께로
롤러를 설정하면 밀가루 반죽이 걸레처럼 찢어져서 나옵니다.
따라서 공장표 만두피 두께는 기계 허용치 두께일 수 밖에 없습니다.
몇 년 전 한 방송에서 재밌는 장면이 나옵니다.
기계 허용치까지 뽑은 다음, 잡아 늘리는 사람이 등장하는 겁니다.
저 방송이 나가고 수개월 후에 모 식품회사에서 얇은피 만두가 출시 됩니다.
우연이겠지만 얇은피 만두가 저 방송에서 아이디어를 얻지 않았을까?
하고 혼자 생각했었던 기억입니다.
단순히 제 느낌으로 만두피의 두께는 공장표는 약 1~0.9mm 정도로 생각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 두껍습니다.
0.6~0.7mm 정도가 개인적으로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 됩니다.
아이고 두서없이 뒤죽박죽이네요.
어릴 때부터 만두 좋아하지 않아서 평생 돈 주고 만두 사 먹어 본 게
딱 네번 뿐인 만두장사하는 놈의 뻘 글이었습니다.
(쓰고 나니 어쩌라고? 글이 돼 버렸네요, 쓴게 아까워 그냥 올립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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