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멕시코 국민투표 최종결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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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멕시코 대통령 소환 국민투표 최종 결과(투표율: 17.77%)
소환 반대: 91.86%
소환 찬성: 6.44%
무효 투표: 1.70%
유효 투표율에 미달하며 무효 처리
국민투표 유효 기준: 40%
지난 2018년 7월 열린 멕시코 대선 결과, 좌익민족주의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약칭 AMLO) 후보가 3수(2006, 2012 패배)끝에 집권에 성공했습니다. 멕시코 대선에 좌파 후보가 당선된 것은 제도혁명당이 1980년대에 오른쪽으로 이동한 이후 수십년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해당 선거에서 제도혁명당의 절대적 영향력도, 국민행동당과 민주혁명당의 좌우파 빅텐트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수십년간 멕시코 정치를 지배해왔던 제도혁명당은 마.약.카르텔과의 유착 논란과 부패 스캔들 끝에 3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게 되었습니다.
오브라도르 후보는 성장/분배를 결합한 경제 공약과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할말은 하겠다는 신조를 표하며, 트럼프 당선 이후 불안감이 높아져가는 멕시코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데 성공했습니다.
집권 이후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전용기를 매각하고 저가 민간 항공사의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는 등 검소한 모습을 보였으며, 매일같이 아침 기자회견을 통한 소통과 함께 말 많던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며 집권 초 멕시코 국민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터지면서 압도적인 지지가 흔들렸습니다. 보건 당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태 초반에 외출활동을 권장했으며, 상황이 조금 호전되자 공장을 가동하고 국내 순방을 재개하려 하며, 확진자와의 접촉후에도 관련 증상이 없다며 검사를 거부하는 등 지나치게 낙관적인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이로 인해 멕시코 내 감염자가 수십만명을 돌파하고 신규환자수가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는 등, 코로나 사태가 점점 악화되는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강력한 범죄조직 소탕에 나서는 대신 빈곤과 실업 등 범죄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데에 집중해 왔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살인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치안 대책으로 창설한 국가방위대는 미국의 압박 속에 범죄자가 아닌 불법 이민자 단속에 대거 투입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대통령 긍정평가가 상당히 감소했으나, 6년 임기 중 3년차에 중간평가 형식으로 있는 2021년 총선 예상치에선 국가재건운동이 아직까지 개별 정당으로는 압도적인 상황입니다.
다만 여야 선거연합 양자구도에선 과반을 상실하며 패배하는 조사가 잠시 나오기도 하는 등, 정권 재창출엔 노란색불이 켜졌습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사태 대응 방식을 놓고 멕시코 국내외에서 여러 논란이 발생하는 가운데, 여당 지지층은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으나 야권 내에선 다양한 이합집산이 이루어지며 하나로 결집하게 된 것입니다.
지난 2018년 총선은 국가재건운동+노동당+사회관계당 Vs 국민행동당+민주혁명당+시민운동당 Vs 제도혁명당+멕시코 환경주의 녹색당+신동맹당의 선거연합전으로 진행된 바 있었습니다.
그러나 연방 선관위가 사회관계당의 봉쇄조항선 미달(2.40%)과 개신교 지도자들의 당원 명부 포함을 이유로 정당 해산을 선언했기에, 현 집권연정은 국가재건운동+노동당+멕시코 환경주의 녹색당(+신동맹당)으로 재구성된 상태였습니다.
한편, 국민행동당 출신의 전임 대통령 펠리페 칼데론과 전임 영부인이었으며 2018년 대선 후보가 될 뻔했던 마가리타 자발라가 이끄는 신생 정당 멕시코 자유당이 오브라도르 대통령 비판 전선에 앞장서며 야권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0년 10월 선거재판소가 멕시코 자유당의 등록을 거부하고 사회관계당의 해산 결정을 취소함에 따라, 총선판에 큰 변수가 생겨났습니다.
야권의 또다른 대안이 없어지자 반-오브라도르 세력은 민주혁명당-제도혁명당-국민행동당 3당의 반-오브라도르 선거 연대로 확고히 결집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친-오브라도르 좌파 정당인 멕시코를 위한 힘(FxM)이 창당되어 야권 연합 멕시코를 위해 가자 약칭인 VxM에서 x를 쓰지 못하게 하려는 등의 해프닝이 있었지만, JHH와 VxM의 양강구도를 뒤흔들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21년 6월 6일 치러진 멕시코 중간선거 결과, 집권 제1당인 국가재건운동이 수도 멕시코 시티에서는 5월 3일 벌어진 멕시코시티 지하철 추락 참사 책임론에 휩싸이며 여러 구청장 자리를 빼앗겼습니다.
게다가 여론조사에 비해 총선 득표율이 5-10%p 낮게 나오며 단독 과반에 실패하는 예상 밖 부진을 겪었으나, 연립 정당인 녹색당과 노동당의 도움으로 연립 과반 확보에는 성공하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주지사 선거에선 국가재건운동이 이전 집권당 제도혁명당의 주지사 확보 지역을 상당수 가져오며 중간평가에서 전반적으로는 판정승을 거두어, 오브라도르 정부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습니다.
선거 결과가 이렇게 되자 봉쇄조항선을 넘지 못한 멕시코를 위한 힘은 해산되었으며, 여론조사 이상으로 선전한 우파 야권 연합은 선거 결과에 고무된 상태입니다.
오브라도르의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국가재건운동의 차기 대선 주자 중 확실한 유력 카드가 안 보이는 가운데, 중간선거 선전을 발판삼아 야권의 대선 후보 결집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2018년 국민행동당 대선 후보였던 리카르도 아나야가 야권 연대에서 가장 큰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21년 8월 1일 치러질 전직 대통령 범죄 수사 착수에 관한 국민투표(오브라도르 제안)에서는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가 주목받고 있었습니다.
투표 직전 여론조사에서는 안건 찬성 측이 70%대 후반으로 압도적 우세를 점하고 있었기에, 반대 측의 보이콧으로 투표율은 좀 낮아도 국민 대다수의 열렬한 찬성 속에서 중간선거에서의 어정쩡한 결과를 뒤로 하고 오브라도르 정권에게 탄탄대로가 열릴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정작 투표함을 열어보니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총선 여당 지지층조차 투표소에 나가지 않은 결과, 한 자릿수 투표율이라는 터무니없이 낮은 수치로 인해 압도적 찬성도 소용 없이 투표가 무효 처리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1-2% 참여에 그친 지난 국민투표 시도들에 비해선 나은 성적이나 기존 여론조사에서의 압도적 지지가 무색할 정도로 처참한 결과임은 변함없는 상황입니다.
대통령과 여당 측에선 국민투표 시도 자체에 의미를 둔다고 주장하며 현 제도 안에서의 수사 착수 또한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애매모호한 투표 문구로 점철된 정치쇼에 수백억 원에 달하는 혈세 낭비라는 야당 측의 비판만 터져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중간선거 부진에 대한 만회는 고사하고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상당히 높은 여론조사 지지율과 잠재적 지지층 동원 능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추가로 붙게 됐습니다. 그러한 요소가 3년 후에 있을 차기 대선 당 내 경선/본선 및 총선 구도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2021년 국민투표 판정패와 더 높아진 살인범죄, 중앙은행 등 정부기관들을 무시하는 독단적 국정운영(금리 인상 선수발표)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불황에서 회복하는 6%대 경제성장과 함께 일반 좌석 탑승 및 대통령 전용기 판매 시도(구매자가 없어 대여 추진 전환)와 신공항 건설 중단 및 확장 공군기지 일반공항 전환으로 대표되는 대중주의적 면모에 대한 국민적 호응은 여전히 식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 정권 의문사 진실 규명 위원회 활동과 리튬 국유화 움직임 및 에너지 시장 국가 통제 강화 개헌 추진(화석연료 기반 국영기업 지원책 때문에 환경 정책 역행 논란 점화), 대러 제재와 인권위 축출은 반대하지만 러시아의 침략과 민간인 학살은 비판하는 미국과 거리두기 중립외교노선 또한 여전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여론은 대선 공약이었던 대통령 소환 국민투표 결과를 통해 부분적으로 나타났습니다.
2018년 대선에서 오브라도르는 임기 중간에 국민평가를 받아서 부정적인 반응이 많을 경우 사임하고 의회에 후임 선출을 맡기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으나, 당시에도 이는 비헌법적 행위라는 우려를 샀었습니다.
19년부터 야권과의 합의 하에 이를 추진하려고 했지만 예산문제와 국민투표 담당기관을 둘러싼 오브라도르의 반-선관위 발언(반-여당 성향으로 선거 사기 중심기관 및 예산 과다) 논란 끝에 야권과 선관위(국립선거연구소)의 국민투표 시행과 함께 긴축을 빌미로 독립적 선관위를 제거하려는 것이냐는 강한 반발이 이어졌으며, 국민투표 시행을 위한 서명 수집 방식에 있어서도 양측(디지털 Vs 종이) 간의 갈등이 계속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중간선거 승리 기세를 이어 나가며 21년 9월에 상하원 과반 동의를 받으면서 국민소환 투표 효력 발휘를 위한 연방 위임 철회법이 마침내 승인되자, 이번엔 투표 시행을 위한 32개 주 중 17개 주에서의 3% 이상 유권자 서명 획득이 걸림돌이 됐습니다.
서명 확보와 이후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투표효력선 미만인 경우에도 소환 찬성이 더 많을 경우 사임할 것을 공언했으며, 여당인 국가재건운동이 인기 많은 자당 대통령(긍정평가: 66%, 부정평가: 27%)을 끌어내리기 위한 투표의 대대적 서명을 받는 일견 기괴한 풍경이 이어진 끝에, 필요했던 270만을 훨씬 뛰어넘는 1100만의 서명(유효한 것은 최소 340만)이 수집되어 투표가 시행될 수 있었습니다.
이에 주요 야권(국민행동당, 제도혁명당, 민주혁명당, 시민운동당)에선 오브라도르의 셀프 소환은 수천만달러의 혈세로 다시 한번 벌이는 인기몰이 축제에다 선관위 예산을 고갈시켜 주장을 정당화하려는 술수에 불과하다며 국민투표 보이콧을 선언했지만, 오브라도르를 중도에 끌어내릴 절호의 기회 만을 노리고 있던 소규모 야권 범국민적 반-오브라도르 전선(FRENA)은 이를 행운을 발로 차는 것이라고 보며 참여에 나서는 등 야권 내의 의견 차가 보였습니다.
그와 정반대로 여당 국가재건운동은 매우 인기 있는 대통령 소환을 위한 서명 및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당대표 승합차로 투표소에 유권자들을 실어 나르는 불법 선거운동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적극 나서는 여야구도 역전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한편, 기존 여당 지지층 사이에선 이런 건 70년 집권으로 썩어 문드러질 대로 문드러졌던 제도혁명당이나 하던 구태라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4월 10일 치러진 국민투표가 최종 개표된 결과, 소환 반대가 압도적이었으나 투표발효선인 40%에 훨씬 못 미치면서 비공식적 결과로 머물게 됐습니다. 투표참여는 오브라도르 지지층이 많은 남동부로 갈수록 높아졌으며, 서명에 참여한 1100만의 1.5배 정도인 1650만 참여에 그쳤습니다.
오브라도르 측은 개표결과를 보자 멕시코 역사상 첫 대통령 국민소환투표를 시행한 멕시코 참여민주주의의 승리를 선언했지만, 야권에선 오브라도르의 인기몰이 정치쇼로 변질될 향후 국민투표들에 대한 우려와 함께 다시금 여당의 기대에 훨씬 못 미친 국민투표 참여율을 보면서 오브라도르 본인이 못 나와 결집력이 떨어질 24년 대선에 대한 나름의 기대를 키워 나가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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