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에스토니아 총선 최종결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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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 개혁당, EKRE: 보수인민당, KesK: 중앙당, E200: 에스토니아 200, SDE: 사회민주당, I: 조국긍정당)
2023년 에스토니아 총선 정당 득표율 및 확보 의석(투표율: 63.53%[-0.14])
Ref(중도-중도우파, 고전자유주의, 대서양주의): 31.24%(+2.31), 37석(+3)
EKRE(우익-극우, 대중주의, 에스토니아민족주의): 16.05%(-1.71), 17석(-2)
KesK(중도-중도좌파, 사회자유주의, 러시아계): 15.28%(-7.28), 16석(-10)
E200(중도, 자유주의, I-SDE 탈당세력, 친EU): 13.33%(+8.97), 14석(+14)
SDE(중도좌파, 사회민주주의, 제3의 길, 친EU): 9.27%(-0.56), 9석(-1)
I(중도우파-우익, 국민보수주의, 기독교민주주의): 8.21%(-3.23), 8석(-4)
기타 군소 정당/무소속 후보들: 6.62%(+1.50), 0석(=)
중도 개혁당 역사상 최고득표 기록하며 제1당 유지 및 사실상 완승
극우 보수인민당 여조보다 부진하며 득표-의석 하락 속 제2당 완패
중도 러시아계 중앙당 두 자릿수 의석 줄어들며 최대 패자 등극
중도 E200 두 자릿수 의석으로 원내 진입하며 최대 승자 등극
중도좌파 사민당 현상유지하며 차후 사회진보연정 가능성 잔존
중도우파 조국긍정당 온건-강경파 모두 떨어져 나가며 타격
전체의석: 101석
과반의석: 51석
비례대표 봉쇄조항선: 5%
러시아 서부 대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발트해 남단에 맞닿은 중동북부 유럽 발트 3국의 일원 중 하나인 133만명의 소국가 에스토니아는 소련의 오랜 식민지배로부터 탈출한 이후부터 개혁당 등이 주도하는 시장 자유화, 저금리 감세 정책, 재정 건전화 치중 속에 IT 산업(스카이프 탄생)을 집중 육성한 나머지, 구소련권 국가 중 가장 선진화된 경제 건설과 함께 공공서비스의 전면적인 디지털화에다 인터넷 민주주의 역시 크게 발달하여 세계 최초로 전자투표가 활성화되고 사전투표 역시 매우 활발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총선 및 지방선거 결과는 극도로 빠르게 나오는 편이지만, 연정 구성 과정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인한 다당제 때문에 여느 내각제 국가와 비슷한 속도이거나 하기에 예산문제까지 더해서 연정이 중간에 붕괴된다고 해도 조기 총선을 쉽사리 부를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인 상황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의 인접국인 만큼 에스토니아 정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중도지향-세부분화 정치와 함께 대 러시아계 정책이었습니다.
당장 옆 동네 라트비아 또한 소련 해체 이후 자국내에 거주하던 러시아계 인구 권리 및 언어 교육 문제로 여러 번 홍역을 치르고 친러 좌파-반러 우파 구도가 22년 총선 이전까진 오랫동안 정립되었습니다.
에스토니아 역시도 폴란드-리투아니아 제국 영향권과 독일 기사단국 치하로 대표되는 복잡한 중세사 이후로도 나치 적극부역 반러 민족주의자 흑역사와 그에 맞먹을 정도로 잔혹했던 스탈린 소련정권, 영주권 수준으로만 머무르는 러시아계 무국적자 문제로 현대사가 더욱 복잡하게 얽혔습니다.
그로 인해 동유럽의 흔한 강성 친러 극단주의자들 수준까진 아니어도 러시아계 권익 대변을 기치로 뭉치고 덩달아 복지 확충에도 적극적인 큰 정부 농본주의 지향의 중앙당과, 독립 이래 대다수의 정권을 쥐면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적극 추진한 경제적 자유주의-사회진보-친EU-나토-작은 정부 지향의 개혁당으로 정국 주도자가 사실상 좁혀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19년 치러진 총선 직후, 많은 이들의 예상을 뚫고 나치 옹호 세력 연루 의혹을 받는 극우 에스토니아 민족주의 보수인민당이 러시아계 권익을 대변하는 대중주의 경제 좌파 정당 중앙당(당시 사민당-조국긍정당과 16년부터 반-개혁당 큰 정부 연정 중)과 연정을 한 것은 브뤼셀과 유럽연합의 경악을 불러왔을 정도로 충격적이고 기이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실제로 당대표의 재집권만을 위한 독단에 대한 중앙당 내 반발도 엄청났고 보수인민당 역시 국내외 반발을 다독이기 위해 친EU-나토 노선을 분명히 할 것임을 밝혔으나, 작은 정부 반대 하나로만 뭉친 거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이질적 세 상대적 사회보수세력(중앙당, 보수인민당, 조국긍정당)의 연정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었으며 이는 아이러니컬 하게도 중앙당의 존재감과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와중에 제1야당 개혁당은 카야 칼라스 신임 대표(40대 여성, 창립자 심 칼라스의 딸)가 정부 구성 실패에도 불구하고 득표율 상승 및 제1당 유지의 성과를 인정받으며 자리를 지킬 수 있었으며, 친-기업 반정부 여론을 등에 업고 고공행진을 이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로 전세계 경제가 어려워진 나머지 에스토니아 경제 역시 IT 산업 집중화에도 불구하고 후유증이 엄청난 끝에 초반의 정부 지지 깃발 효과가 희미해진 21년 초, 위리 라타스 당시 총리 겸 중앙당 대표의 소속당 부정부패 방기 논란이 터지면서 중앙당 주도 내각은 붕괴되었으며, 기회를 잡은 개혁당이 중앙당과의 대연정을 선언하면서 보수인민당의 내각 도전기는 허무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중앙당 출신 문화장관이 코로나 백신 예방 접종 정책을 반대하면서 양당 간의 깊은 골이 다시금 패이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보수인민당은 더욱 반-개혁당 목소리를 높인 나머지 남은 원내 정당들인 조국긍정당, 사회민주당과의 연정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그리고 각 당 모두 2023년 총선에서의 연정 이합집산 시나리오와 그 효과를 계산하던 와중, 2022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면서 여타 동유럽 국가들보다 더 큰 반러 감정이 에스토니아에서 불이 붙게 됐습니다.
중앙당은 일찌감치 여타 유럽 친러 정당 들과 달리 자신들은 러시아계의 중도좌파적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일 뿐 나토와 유럽연합에 적극 동의하며 전쟁을 규탄함을 분명히 했으나, 여전히 러시아에 적대적인 에스토니아계 사이에선 의구심 속에 그 확장성이 타격을 피하지 못하며 여당에겐 힘겨운 국제 경제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반정부 여론의 수혜를 보수인민당에게 상당부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중앙당은 어떻게든 반격을 해보기 위해 개혁당이 주도하는 에스토니아어 모국어 교육 정책의 러시아계 배제 문제와 유럽연합 중앙 지도부에 휘둘리는 경제 이슈 논란(물가상승률 17.8%로 유럽 최고치)을 부각시키려 했으나, 러시아 측의 해당 문제 정치적 부각을 통한 미등록 러시아계 선동 시도로 인해 오히려 안보 이슈 부각이라는 역풍만을 받고 사진 도용 이슈에도 시달리고 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반러 감정 발흥 중의 에스토니아 민족주의 기치로 활기를 띈 나머지 반-브뤼셀 반-주권양도 기치와 함께 스스로 정부의 유일한 선거 대안임을 자처하던 보수인민당에겐 엄청난 악재가 터졌습니다.
악명높은 러시아 PMC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주도로 서방분열을 위한 유럽 극우 정당 지원이 이루어졌던 와중에 19년 총선 전후의 보수인민당 역시 그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음이 폭로된 것입니다. 게다가 총선 직전엔 후보자 중 한 명(Elvis Brauer)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프로파간다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나라 간의 전쟁 따윈 없고 그저 동서방 기업들 간의 경제영역 다툼에 불과할 뿐이라고 주장하는 망언을 터뜨렸습니다.
보수인민당이 그동안 벌여온 부정선거를 위한 여론조작/총리는 조종당하는 꼭두각시라는 음모론과 천사로부터 에스토니아 정화의 사명을 받았다는 망상을 대놓고 설파하던 부대표 논란까지 다시금 터져 나오는 와중에 러시아계 지지 정당과의 무리한 연정 과거사와 해당 폭로/망언이 맞물리며 보수인민당은 그 반러 민족주의의 진실성마저 의심받게 되었습니다.
보수인민당은 문제 발언자 제재와 함께 그동안 정당 차원에서 매우 부정적이던 국내 안보 기구에 수사를 요청할 정도로 누명을 쓴 것임을 주장했으나, 여전히 불신을 거두지 못하고 흔한 동유럽 친러 극우 정당과의 차이를 요구하는 시민들에 의해 수세에 몰린 끝에 여조 기세를 완전히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3월 5일 총선이 치러진 결과, 제1여당 개혁당은 득표율 일부 상승에 그쳤지만 그 정도만으로도 창당 이래 최고치를 얻으며 이번 총선 최대 승자가 될 수 있었으며, 카야 칼라스 대표는 시민들로부터 그동안의 적극적인 친 나토-반 러시아 우크라이나 지원 노선의 사후승인을 얻은 거나 마찬가지가 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중앙당, 조국긍정당이 진영 내 강경파(친러 좌익, 재정보수주의자)의 자체 세력화로도 상당한 내상(2.39%, 2.30%)을 입고 보수인민당이 판정패를 당하여 상대적 사회보수세력이 힘을 잃은 와중에 사회적 진보(동성결혼 등등)-반부패로 개혁당과 성향이 유사한 E200이 원내 진입에 성공하고 사민당이 세력을 거의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개혁당의 연정 구성 및 노선 가짓수가 넓어졌으며, 의석수 상승과 함께 연정 과반을 위한 최소 의석요구치 또한 E200 하나로 충족될 정도로 줄어들면서 협상력 강화라는 또다른 호재까지 들어왔습니다.
다만, 총리 자신은 사민당까지 추가하며 사회적 진보세력 규합과 함께 안정 과반을 획득하길 바라는 분위기이나, 사민당에서는 소득 불평등 해결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 개입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연정 구성의 최종 형태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입니다.
대러 중립인 중앙당이 등록 러시아계 여론 분립 속에 타격을 입었으나 위리 라타스 당대표는 사임을 거부하며 오랜 안정에도 불구하고 내분 위험에 처했고, 따로 선거에 나선 친러 강경 좌파 에스토니아 연합좌파당-함께가 선전에도 불구하고 원내 진입에 실패했음에도, 러시아 푸틴 정권의 국제전략에 있어 에스토니아에서의 친러 세력 위축은 각종 개입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부터 계속되어 온 나머지 크게 변수는 아닌 상황입니다.
그러나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시도에다 슬로바키아 국민투표 친EU파 승리, 프랑스/체코/슬로베니아 대선에서의 친EU 자유주의자 승리, 미국 중간선거 민주당 판정승, 브라질 대선에서 상대적 중립파 룰라 당선, 중립세력인 터키(튀르키예) 에르도안의 낙선 위기와 같은 선거 개입에도 불구한 잠재적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앞마당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에서의 대러 강경파 정권 유지와 전통적 친러 국가인 불가리아의 연성 반러파 재집권 유력은 여전히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나이지리아에서 친-브릭스파가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며 러시아의 제3세계 영향력 확대가 쿠데타방향 말고도 여전함을 보여준 데다, 오스트리아, 루마니아에선 친러 자유당, 사민당이 여론 주도권을 빼앗았으며 슬로바키아는 국민투표 패배에도 친러 좌파가 여전히 강세인데다, 영국 보수당 정권이 흔들림에도 불구하고 조기 총선을 통한 반러 노동당으로의 빠른 이전 가능성이 없어서 대러 압박 한 축의 혼란이 쉽게 잦아들기 어려워 보이며, 이스라엘이 네타냐후 정권의 악수로 시끄러운 나머지 시리아 등에서 목소리가 낮아질 전망인 것이 푸틴 입장에서 안도할 점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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