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많이 우울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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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적게 우울해졌습니다.
오늘이 꼭 일요일같아서 내일이 월요일인양 찡찡모드를 장착하고 귀찮아하는 제 개를 붙잡고 '내 얼굴 좀 봐. 내 얘길 들어보라구. 내일 월요일이야! 블라블라~' 거리다가 생각해보니 수요일이네요??!
월요일을 앞둔 우울감이 10이라면 방금 8.5 정도로 낮아졌습니다.
예전같았으면 내일이 수요일이란 걸 깨닫는 순간 갑자기 만사가 너그러워지고 기부니가 여느 화요일보다 더 좋았을텐데...그러지 못하네요.
출근할때마다 동료 한두명씩 확진으로 출근을 못하는 것도 안타깝고 안타까움도 잠시, 그들의 몫까지 할 일이 늘어서 매일매일이 월요일 모드에다 주말 출근 예약도 줄을 서 있고....
이게 참 누굴 원망할 일도 원망해서도 안될 일인데도 직장 단톡방에서 확진으로 못나오는 동료들이 자긴 별 증상 없이 집에 잘 있으며 그저 먹고자고할 뿐이다 걱정 말라- 이런 근황이 올라오면 처음엔 토닥토닥 답답하겠네, 조금만 더 버티자, 얼른 보길 바란다 등등 일일히 답장을 적다가 이제는 거기에 그닥 응답하고싶지 않은 심술이 생겨납니다.
인원부족으로 한명이 몇명의 몫을 해내느라 지칠대로 지친 다른 동료들도 같은 마음인건지 글이 올라와도 누구 하나 리액션도 없습니다(물론 낮에 카톡 답장 할만큼 한가할 겨를이 없을 정도이기도 합니다). 일 마치고 밀린(?) 리액션 해주기엔 이미 몸과 마음은 녹초가 되어버리고요.
암튼....내일은 수요일이지만, 체감상 월요일입니다.
그래도 시간은 갈 거고 치료와 격리를 마치면 동료들도 돌아오겠죠. 부디 돌아오는 사람만 있고 다시 안보이는 사람은 없길 바랍니다.
저도 이제 배터리가 점점 나가고 있거든요. 이상하죠? 덩치만 건장하지 온갖 증상들은 다 달고 다니는 종합병원같은 저인데 아직까지 코로나로부터 잘 버티고 있는 걸 보면요.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불안하고 배터리는 점점 나가서 한계가 올까봐 걱정이고 총체적 난국입니다.
다들 안전하게 오래오래 잘 버티시길 바랍니다.
+ 빨리 그리드 노트에서 벗어나 백지에서 바른 글씨를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보아하니 아직도 멀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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