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하는 자의 소소한? 큰?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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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만두가게를 합니다.
간판도 없는 4평짜리 지하 구석에 쳐 박힌 가게라 아는 사람만 오는...
뜨내기 손님은 1도 없는....그런 가게입니다.
여름에 손가락만 빨고 있다가 날이 추워져 만두가 매일 부족합니다 ㅠㅠ
많이 만들면 되잖아?
혼자 만들 수 있는 최대량을 만들고 있으며 추가 인력을 투입해 더 많이 만들면 되지만
인건비, 세금 계산하면 차라리 지금처럼 혼자 만들어 덜 파는 게 낫습니다.
(만두 빚는 분들은 따로 있음)
그러던 어느날, 지난주였네요.
20인분 택배 주문이 들어 왔습니다.
냉동해서 보내야 하는데 냉동하면 맛이 떨어져 통신판매 완전히 셋팅 해 놓고
인터넷 판매를 포기한 적이 있었습니다.(약 3~4년전에)
(관련 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5995038CLIEN )
암튼 보내달라면 닥치고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약 물량 때문에 한 3~4일 늦어진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괜찮다고 답변이 와서 양해 감사하다는 문자를 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려서 전번을 보니 문자 주고 받고 있는 그 번호인 겁니다.
통화내용을 요약하자면...
'대한민국 대표상권 중 한곳 A급 자리에 60여평 점포를 임대계약 했음'
'칼국수집 할꺼임'
'그 상권에서 현 프렌차이즈 점포도 운영하고 있음'
'모 은행 지점장하다 명퇴 후 제2의 직업으로 외식업을 선택했음'
'만두가 필요함'
'맛있다는 만두 닥치는대로 먹어보는 중임'
'너님네 만두가 그 중 하나로 선택 됐음'
'맘에 들면 공급 가능함?'
이런 내용입니다.
뭐 대충 얼버무리고 지난 목요일 발송했읍죠.
금요일 받았겠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도매공급은 전혀 생각치 않고 있지만 맛있다는 만두 모조리 먹어 본 사람의 평가가 정말 너무너무 궁금한 겁니다.
주말에 전화가 오겠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전화가 없.....ㅠㅠ
"동네 수준이지 서울이나 전국구로 먹힐 맛은 아니었구나"
뭐 깨끗히 인정했습니다. 더 노력해야죠.
그런데 오늘 아침에 전화가 옵니다. 그 분입니다.
또 요약하자면...
'감동 받았음'
'많은 시람들이 시식했음'
'만장일치였음'
'당장 갈꺼임. 만나주셈'
이런 내용입니다.
정말 첫 마디가 감동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첨엔 정말 기뻤습니다.
그런데 통화가 길어지면서 좀 이상합니다.
보통은...
'여러 곳들 중에 정말 결정하기 힘들었음'
'그래도 너님네 만두에 손을 든 사람이 다소 더 많았음'
'따라서 시작은 너님네 만두로 하고 반응을 지켜보겠음'
'얼마까지 됨?'
이렇게 들어오는게 일반적이지 싶은데
무슨 협상을 이렇게 무릎꿇고 해요.
글치 않나요?
암튼 제 답변은...
'비슷한 제안 여러번 받았지만 거절한 이유가 있음'
'나도 남고 너님도 남아야 됨, 타산 안맞음'
하지만 그 분의 말씀은...
'아니 난 만두는 마진 생각 안 함, 칼국수에서 남기면 됨'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수준의 만두를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이유가 되잖음?'
'지금 하는 영업 하지마셈'
'너님이 만든 거 내가 다 사 줌'
아~ 이 분 선 넘네요 ㅠㅠ
제 만두 맛은 제가 제일 잘 압니다.
그냥 만두 맛이예요.
수 많은 수제만두들 가운데 식감 좀 살렸고 아주 미세한 감칠맛?
뭐 그런 작은 차이야 있겠지만 이런 소릴 들을 정도는 결코 아닙니다.
게다가 냉동택배로 가면 맛 없어지지
어떤 날은 짜고, 어떤 날은 맛 없을 때도있고 편차도 크지...
(맛없음 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514951CLIEN )
만약 저 말이 사실이라면 요모냥 요꼴로 살겠습니꽈????
암튼 저 분 다른 의도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리뷰도 있습니다.
절대로 절대 맛? 이런거 아닙니다 ㅠㅠ
그런데 좀 전에 고객 메세지가 와 있네요.
오늘 뭔 날인가 싶네요.
장사 잘 되는 날보다 기분이 더 좋습니다 ㅎㅎ
쓰다보니 자랑 글이 돼 버렸습니다 ㅡㅡ;;
그런거 아니고, 도매로의 공급?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계산기 뚜들겨 봐야 하나?
컨텍 해 온 분 의도가 좀 수상한데?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세요?
계산기 뚜들겨 보고 쏘쏘 하면 Go 한다?
제 꿈은 시스템 잘 갖춰 놓고 큰 욕심없이 안정적으로 식품쪽 사업장 일궈 내 운영하다가
개날라리 딸램한테 물려 줄 생각까지 하고 있습니다.
물론 꿈입니다만...
자기 벤츠에 타라는데 저는 낡은 자전거라도 제 자전거로 가고 싶거든요.
이거 기회인가? 헷갈립니다.
암튼 오늘 기분은 쩜? 좋았습니다^^;;
바이럴 아닙니다.
쪽지 사절합니다.
만약 클량을 통해 단 1톨이라도 판매를 한다면 폐업하겠습니다.
진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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