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살의 소백산 등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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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썰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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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소백산 제 2연화봉 대피소에 있습니다

친정엄마의 급제안으로

등산이라고는 몇년전 도봉산 중간 올라본게 다인 상초보 저와

네살때부터 열혈 등산러인 외할머니에게 등산 조기교육을 받아온 여덟살 큰아들과

책임이 막중했던 저희 엄마

이렇게 삼대가 ktx 로 풍기에서 내려

초반부터 깔딱 고개를 오르는 희방사 코스를 거쳐

소백산 연화봉을 찍고 대피소로 왔네요


그간 아이가 산행을 좋아해 외할머니 하고만 다녔지

정작 저질체력인 부모는 손 놓고 있었는데

어른 마냥 스틱을 적절하게 써가며

날다람쥐 처럼 산을 오르는 아들을 보니 어찌나 대견하던지요


집에서보다 제 몸이 고된데도

하루종일 아이에게 화내고 잔소리할 일 없이

잘한다 잘하고 있다 잘 할수 있다

멋지다 최고다 자랑스럽다

긍정의 말만 해줄수 있었던게 오늘 가장 좋았던 일이었습니다..


아이는 자기가 엄마보다 등산에 능숙하다 생각해서인지

제가 뒤쳐지면 기다려주고

앞서가다가도 저를 살피러 되돌아오고

엄마 여기는 길이 좁아

여기는 돌이 있어 조심해야해 하며

어른 처럼 저를 챙겨주는데

깔딱 고개 넘어가다 눈물 좀 날뻔 했어요..


대피소 도착해 엄마가 이고지고오신 각종 재료로 끓여주신 김치찌개는 진짜 극상의 맛이었고요..


아침에 기차 탈때만 해도 내가 이거 잘하는짓인가

할수 있을까 너무 걱정 되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 뜻깊은 하루 였습니다


내일 아침엔 열라면 끓여먹고 비로봉 정상으로 갈 예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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