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윌스미스가 크리스락의 싸다구를 날린 건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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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윌스미스가 크리스락의 싸다구를 날린 건에 관하여>


농담은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까요?


오늘 아카데미시상식에서 크리스록이 제이다핀켓스미스가 삭발한 것을 가지고 농담을 했습니디다.문제는 그녀가 그저 스타일을 위해서가 아닌 앓고있는 질병으로 인해 삭발을 했다는 것이었죠.그 농담을 들은 그녀의 남편인 윌스미스는 시상식 도중 생방에서 무대로 걸어올라가 크리스락의 턱을 날려버렸습니다(가장 정확한 표현은 싸다구) 여러의견이 오고가고 있는데 제게는 이 사건이 조금 더 와닿아서 글을 써봅니다.어차피 모든 사건은 본인의 경험과 맞물려서 증폭되어지곤 하니까요.


저는 오랫동안 아토피를 심하게 앓고 있는 환자입니다.

꽤 오래전에 극장에서 본 한국코미디 영화가 있었어요.그 영화의 후반부에 가면 아토피가 개그의 소재로 잠깐 나오는데 그 큰 극장안에 모든 사람이 깔깔거리며 웃을때 나만 웃지못하는 경험은 좀 이상하긴 했습니다.게다가 2002년은 제가 가장 심하게 아파서 거의 2년 가까이 외출을 못하다 조금씩 외출을 하게 된 터라 그 농담이 훨씬 더 아프게 다가왔어요.물론 그전에도 종종 그런일이 있었습니다.저는 남중, 남고를 나왔는데 눈이 빨개진채로 학교에 간 날 선생이 ‘울었냐?’이러면서 키득거리거나 얼굴이 빨간날은 ’쟤는 술마시고 왔냐?집에가라’ 따위의 농담들을 아이들이 모두 있는 교실에서 들은적이 있었죠(물론 선생 싸다구를 날리지는 않았…-_-) 다행이 학창시절에 왕따를 당하거나 괴롭힘을 당하지는 않았습니다.누군가 심한 농담을 해도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 쎈  해서 위기를 벗어나곤 했는데 보이지 않는 수면 아래에서는 겁나게 발을 휘저으며 가라앉지 않으려고 꽤 큰 노력을 하고 했었거든요.


그렇게 살다보면 무례한 사람과 다정한 사람을 구분하게 됩니다.

그리고 본의아니게 감정이 잘 훈련되어 ‘그런 척’ 하는게 아니라 진짜로 ‘그렇게’ 됩니다.

예의없고 무례한 사람에게 더 이상 내 감정을 소비하지 않게 되고

누군가 던지는 아무의미없는 농담에 크게 신경쓰지 않게 되는 때가 오기는 하거든요.

하지만 이 이야기도 지금의 제 상태가 좋아졌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지

지금 가장 아픈 사람이라면,지금 가라앉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저런 농담들이 엄청나게 아프게 다가올 것입니다.


저는 윌스미스가 펀치를 날린게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의 마음이 이해가 가는 것과는 별개로 말이죠.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생중계에서 벌어진 저 폭력은 

마치 짜여진 각본처럼 뭔가 근사하게 보여지고 각종 밈으로 소환되어 우스개거리가 되겠지만  카메라가 없는 어느구석에서 보통의 사람에게는 훨씬 더 농도짙은 폭력으로 발화될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앓고있는 질병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놀림의 소재로 쓰여본 사람으로서

윌스미스 말고 제이다핀켓 스미스에게 사람들이 많은 위로와 응원을 보내줬으면 좋겠습니다.


+

그리고 크리스록은 언젠가 한번 꿀밤맞을줄 알았어요.

싸다구는 한 대 맞았지만 10년치 개그소재로 삼을테니 그냥 쌤쌤일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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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uji님의 댓글

    yuji (220.♡.48.30)
    작성일
    얼뜻 보면 스미스가 꾀나 정의로워 보이죠, 근데 스미스는 처음에는 지도 농담듣고 웃고있었져, 근데 마누라 얼굴을 보니 어..이게 아니네..이러다 집에 가서 클나겠다....그래서 냅다 올라가 하찮은 록 싸다구 날리구 ㅜㅜㅜ, 스미스부부 전에 잠깐 별거할때 마눌분 딴남자랑 응응 소문많았는 데 그때는 아무말 않다가 ..어떻게 돈많은 마눌님 다시 만났는데...이심정 아닐까요? 참 그래서 요기서는 스미스비꼬는 짤이 마구돌아다니네요, 글구 그농담 참 센스없긴 한데 그렇다구 그런 큰영광스런 무대서 -배우로서-  너무나 영광스럽게 사회자리를 꾀찬 록...근데 얻어처맞구 ㅜㅜㅜ
    한편으론 스미스놈 아주 ..거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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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비님의 댓글

    로비 (160.♡.121.173)
    작성일
    누가봐도 기우는 배우자를 만나 자격지심에 쩔어 사는 다소 교활끼있는 마누라, 그 마누라에 가스라이팅 당하고 사는
    알고보면 불쌍한 아저씨가 쌓인 스트레스와 분노를 - 거의 확정인 오스카로 인한 중압감 만빵인 상태에서- 폭발시킨 것이지.
    흑인들이 저 무대에 서는 것만도 수십년이 걸렸을텐데 저 위에서 지들끼리 치고받고.. 꼴 참 우스워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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