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정치 현황.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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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ÜNE: 오스트리아 녹색당, SPÖ: 오스트리아 사회민주당, NEOS: 새로운 오스트리아와 자유포럼, MFG: 오스트리아 인민-자유-기초당, ÖVP: 오스트리아 인민당, FPÖ: 오스트리아 자유당)
2022년 오스트리아 정당 지지율 및 의석 예상치
사민당(중도좌파): 28%(+1), 52석(+12)
인민당(중도우파): 24%(=), 45석(-26)
자유당(극우): 19%(-1), 35석(+4)
NEOS(중도): 12%(=), 22석(+7)
녹색당(중도좌파): 11%(=), 20석(-6)
MFG(반백신주의): 5%(=), 9석(+9)
기타정당: 1%(=), 0석(=)
제1야당 사민당 4%p차 1위
조사기관: Market
조사기간: 4/22-26
표본크기: 800명
전체의석: 183석
과반의석: 92석
비례대표 봉쇄조항선: 4%
지난 9월 26일 히틀러의 고향이 위치해 있으며 독일 바이에른 주 및 체코에 접경한 오버외스터라이히주와 빈에 이은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 그라츠 시에서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 반-봉쇄, 반-백신의무접종 성향 신생 대중주의 포괄정당 MFG와 극좌 마르크스주의 성향 오스트리아 공산당이 두각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을 타서 9월 말-10월 초에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둘 다 비례대표 봉쇄조항선을 넘기며 원내 진입까지 노리는 중이었습니다. 반면에 기존 정당들, 특히 인민당과 자유당, 녹색당은 의석을 일부 잃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한편, 측근 임명과정 위증에 의해 촉발된 쿠르츠 총리의 각종 의혹에 관한 수사는 그 정점에 달하여 매수를 통한 여론조사 조작과 공금 유용 의혹까지 터져 나옴에 따라 국민적 반발이 임계점을 도달한 끝에 마침내 총리 사임을 선언하였으나, 당대표직은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오스트리아 국민들 사이에선 신임 총리 후보가 아닌 쿠르츠의 실권 유지가 예측됐으나 국민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대표직에서도 물러나게 됐습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현재, 오스트리아 공산당의 기세는 가라앉았지만 방역 완화에도 불구하고 MFG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 유지되며 봉쇄조항선을 넘기고 있는 가운데, 설령 각 당의 의견 차를 무릅쓰고 우파연정(인민당+자유당+MFG)이 재구성된다 해도 오스트리아판 신호등 연정(사민당+NEOS+녹색당)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입니다.
이는 19년 5월 18일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오스트리아 부총리 겸 자유당 대표가 러시아 올리가르히와의 정치적 거래(언론 장악, 정부 사업 우선권 보장, 불법 정치자금 지원)가 담긴 부패 동영상이 폭로되자 전방위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사임을 선언한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자유당은 이전부터 구 나치인사들이 창립한 것 때문에 논란이 많았으며, 최근 들어 논조를 유연화하고 반난민 발언 등으로 인기를 올려 우파 정당과 연정까지 이루었지만 해당 사건으로 민낯이 폭로되었습니다.
이후 세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 겸 인민당 대표가 더 이상 자유당과 연정을 유지할 수 없다며 연정 파기 및 재총선을 선언, 전면적인 선거 구도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리고 2019년 9월 29일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 개표 결과, 인민당이 표를 크게 늘리며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사민당은 표를 녹색당에 상당히 빼앗기며 역대 최저 득표율을 얻었고, 자유당도 스캔들때문에 지지층이 인민당으로 떠나가며 득표율이 무려 9.8%p나 떨어지고 20%선이 붕괴됐습니다. 반대로 녹색당은 지구온난화 이슈에 힘입어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한편, 녹색당에서 떨어져 나온 신생 진보 정당 피터 필즈 리스트는 당수인 피터 필즈가 미투운동에 타격을 입으면서 지지층이 녹색당으로 복귀했으며,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2년 만에 완전히 몰락해버렸습니다.
반대로 녹색당은 그레타 툰베리의 기후변화 환기 운동과 유럽을 휩쓴 지독한 폭염에 힘입고 사민당 표를 대거 끌어들이며 지지율이 폭등, 제3당인 자유당의 자리까지 노려볼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인민당이 녹색당과의 연정협상 타결을 선언하면서 협상을 통한 수권 능력도 상실해버린 자유당은 더욱 지리멸렬해졌으며, 논란의 장본인이었던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는 아예 탈당하고 오스트리아를 위한 동맹이라는 신당을 차리기까지 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이닥친 후에도 추세는 변하지 않았으며, 독일의 메르켈 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쿠르츠 내각도 압도적인 지지를 확보하였습니다.
그리고 2020년 빈 지방선거에서는 인민당과 녹색당이 선전하고 자유당이 쇠락한 것에 더하여 기진맥진하던 사민당이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럽 전역을 휩쓸며 오스트리아에서도 감염자가 다수 나오고 있는 가운데, 10월 11일 치러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비엔나) 주의회 선거 결과 사민당과 녹색당의 중도좌파 연정이 의석을 늘렸습니다.
반면 기존 제2당 자유당은 인민당의 급상승세와 또다른 극우정당의 탄생으로 인해 지지층이 대거 떨어져 나가며 원 의석의 1/4 조차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2019년 9월 전국 총선 이후 오스트리아 정계에서 극우 자유당의 쇠락과 녹색당의 부상이라는 추세가 계속된 것에 이어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극우 세력이 힘을 잃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사민당 지도부는 지난 임기 중에 지속적인 충돌을 일으켰던 녹색당보다는 NEOS와의 연정협상을 선호하고 있으며, 이러한 협상이 타결될 경우 중도층의 캐스팅보트 효과가 두드러지면서 오스트리아 내 정치구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21년 5월 세바스티안 쿠르츠 총리가 자유당의 부패 스캔들에 깊숙이 연루되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총리와 수석보좌관이 의회 조사 위원회에서 해당 의혹을 부인했지만 야권의 검찰 총리 대화록 확보 주장이 터져 나오면서 총리의 위증 논란과 그로 인한 사퇴 촉구 흐름이 거세게 불었습니다.
쿠르츠 총리는 조기 총선 및 사임 주장을 거부했으나, 오스트리아 국민들의 총리 발언에 대한 신뢰도는 35 Vs 51로 불신이 더 높은 상황입니다. 녹색당도 해당 스캔들 및 인민당과의 의견차에도 불구하고 연정을 지속하면서 실망한 진보유권자들이 떠나가며 슬럼프를 겪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평가층의 지지정당 분산으로 아직까지 연정 협상 우선권을 가지는 제1당 자리는 인민당이 유지하고 있는데다, 인민당 제외 연정을 구성하려면 필요한 자유당과의 연정은 그 극우 성향으로 인해 성사될 가능성이 낮았기에 19년과 달리 함부로 내각불신임을 추진하긴 어려웠습니다.
이런 가운데, 9월 26일 독일 총선과 같은 날 치러진 오버외스터라이히주의회 선거와 그라츠 시의회 선거는 상당한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경제적으론 좌파이나 정치성향을 막론하고 코로나로 인한 봉쇄령에 불만을 품은 유권자들을 기반으로 한 MFG가 자유당의 반체제, 반-백신 성향 표를 대거 흡수하며 오버외스터라이히주의회 선거에서 원내 진입에 성공한데다 전국구 정당인 NEOS마저 제친 것입니다.
게다가 지크프리트 나글 시장이 18년 장기집권을 하던 그라츠에서는 제1야당이던 공산당이 월급의 2/3을 기부하는데다 2005년 이래 같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검소한 면모를 보였던 엘케 카 지구당 대표의 인기를 등에 업고 1위로 올라서면서, 온건하고 인본주의 성향을 강조하는 동시에 중도 자유주의 성향인 NEOS와도 함께할 것을 시사하며 18년째 이어지던 인민당 주도 시연정을 붕괴시키고 시장직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본디 나글 시장이 정기선거 1년 전에 연정 파트너를 극우 자유당에서 중도좌파 녹색당으로 교체하고자 벌인 조기선거라는 평가가 있었으나, 오히려 극좌 정당이 그 수혜를 입게 된 것입니다.
비록 오버외스터라이히주의회 선거에선 소수점 대 득표(0.81%)에 그쳤지만, 그라츠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사민당과 녹색당 등 기존 좌파정당들의 표를 빼앗아오는 것을 넘어서 좌파의 기반 자체를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녹색당 전국대표 등이 쿠르츠 총리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당 현상과 협력 가능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전국 단위에서도 다당제 강화 및 강성 정당들의 원내 진입이 이어질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스캔들을 겪는 인민당의 여전한 우위에도 불구하고 다음 총선에서의 연정 협상과 내각 구성까지의 길이 더욱 험난해질 전망이었습니다.
그러나 10월 초, 배임혐의 수사과정에서 검찰에 의해 인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이 벌어지고, 녹색당이 더 이상 쿠르츠 총리를 지원할 수 없겠다는 최후통첩을 날린 데다, 의회에서는 자유당과의 암묵적 연정 가능성까지 감수하는 내각 불신임 움직임이 일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어졌습니다.
게다가 쿠르츠 총리가 2016년 외무장관 시절부터 2018년 총리 취임 직후까지 오스트리아 재무부 예산을 유용하여 저명한 여론조사 기관인 Research Affairs를 매수하고 이를 게재할 만한 신문사(외스터라이히로 추측)를 광고비 명목으로 지원했다는 초대형 폭탄 사안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 결과, 극우 돌풍으로 자유당 집권이 우려되던 2017년 총선 전후로 쿠르츠의 인민당 대표 등극 시나리오(Research Affairs) 마다 최대 15%p 지지율 폭등 효과가 나오며 극우의 대항마로 부상했던 것이, 사실은 돈 주고 가짜 여론조사를 올려서 인위적으로 부풀린 거냐는 비판이 쿠르츠에 대해 호의적인 기사 작성 여부를 넘어서서 쏟아졌습니다.
쿠르츠 총리는 각계에서 쏟아지는 비판 세례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총리직 사임을 선언한 후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외무장관을 후임 총리로 지명하였습니다. 그러나 강경 우파 성향인 것은 마찬가지인 샬렌베르크에 대한 녹색당의 불만은 여전하여 연정 지속 여부는 불확실성 속에 놓여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68%의 오스트리아인들이 쿠르츠가 정부의 실질적인 최고권력자라고 답변하며 샬렌베르크로 답변한 11%를 훨씬 앞서는 조사가 나왔습니다. 인민당 대표 자리를 그대로 유지한 쿠르츠의 총리직 사임을 보여주기 식 쇼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인민당 지지율까지 여론조사에 따라 10%p까지 폭락하였습니다.
하지만 야권에서 터져 나오는 조기 총선 움직임에 대해서도 긍정이 42%, 부정이 48%로, 중도좌파 3당 연정(사민당+녹색당+NEOS)이 과반 예측을 넘나들고 있는 것에 반해 코로나 상황에서 대형 선거를 갑자기 치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습니다.
게다가 샬렌베르크에 나름의 기대를 걸고 있는 사람들도 46%로 상당한 상황이므로, 앞으로도 야권이 똘똘 뭉쳐 쿠르츠의 2선 후퇴 이상의 성과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인민당의 녹색당 등에 대한 설득 절차와 같이 향후 협상에 달리게 됐습니다.
그리고 해당 사태로부터 반 년이 지나고 카를 네함머 체제로 교체된 현재까지도 조기 총선 움직임은 딱히 두드러지지 않고 있지만, 오스트리아만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깃발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제1야당 사민당이 상승세를 유지하는 등, 현 인민당 정부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이 지대하여 윗동네인 독일처럼 오스트리아판 중도-중도좌파 신호등 연정(사민당+NEOS+녹색당) 가능성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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