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리트리버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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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람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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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거그려서20년살아남았습니다


<우리는 리트리버가 아니니까, 리셋이 안 돼>


나는 이제 서운하지가 않아 2

——

나이가 들면 감정에 대한 학습이 됩니다.

아니 돼야 해요.

그게 안 되면 나이가 들수록 힘들어져요..

어제의 이야기는 나이가 들어서 감정이 무뎌진 게 아니라

시간 덕분에, 경험 덕분에 쌓인 학습효과로

나에게 필요한 쪽으로, 좋은 쪽으로 변화된 것을 의미합니다.

감정이 요동치는 고저 차는 줄었지만

어떤 감정은 훨씬 깊어졌습니다.

그렇다고 화가 나지 않거나 짜증이 없거나 서운함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그저 이 감정은 깊어지면 ‘내가 너무 힘들다’ 하면 줄여보려고 하는 거고

이 감정은 깊을수록 ‘내가 좋아진다’ 그러면 계속 가꾸고 가지고 가려는 거죠.

——

살아보니 감정은 쓸 수 있는 한계치가 있어요.

하루에 얼마큼, 한 달이면 어느 정도, 일 년이면 이만큼.

적어도 저는 그렇더라고요.

마치 스마트폰 데이터 제한처럼 한 번에 다 써버리고 나면

금방 채워지지 않아요.

누가 와서 채워주기도 하고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하며 채우기도 하지만

순식간에 써버리고 나면

금방 채울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서운함에, 화남에 부정적인 감정에 몽땅 쓰거나

나를 불사르는 감정에 전부 소진해버리면,

괜찮은 감정도 사용할 수가 없어요.

——

누가 마냥 채워주지 않아요.

시간도 걸리고 노력도 많이 들어갑니다.

언젠가 티브이에서 대형견 리트리버가

끝없이 참아주는 장면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물으니

리트리버는 다음날이면 다 리셋된다고.

(유머 섞인 표현이고 리트리버도 어릴 적부터 훈련이 잘 되어야 그렇게 자라는 것이니)


“우리는 리트리버가 아니니까, 리셋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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