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똥개 항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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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람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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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쯤 전에 저희 집 7살짜리 똥개가 림프암에 걸렸다고 글을 썼더랬습니다.
7살짜리 똥개가 림프종이랍니다. : 클리앙 (clien.net)

아직 어리니 항암해보라고 하신 분들도 있었고, 항암하지 않는 걸 추천하신 분들도 있었지만,
결국은 항암 치료 시작했습니다.

큰 병원에서 진단받은 뒤에 현재 상태로는 항암치료고 뭐고 안된다고 해서
일단 일주일 스테로이드 받아와 먹었는데, 며칠만 먹어도 상태가 많이 좋아지더군요.
종양 주위에 염증이 많이 줄어들어서 목에 있는 혹은 많이 작아졌고,
기운도 차려서 산책 가자는 말에 반응하기 시작하더군요.


지난 주말에 첫번째 항암 주사를 맞고나서 이틀동안 빌빌거리더니
월요일 저녁부터는 슬슬 힘을 차려서 산책도 다녀왔습니다.
뒷다리 허벅지 혹도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더라고요.

항암제 맞은 뒤에 48시간까지도 소변으로 항암제가 배출된다고 해서 소변 처리에 신경쓰라고 하더군요.
정확히 어떻게 유해한지에 대해 연구된 바는 없어 보이는데, 하여간 유해할 것 같으니 비닐장갑 끼고 치우고 그랬습니다.

아직까지는 이틀 정도 빌빌거리는 것 말고는 아주 힘들어하지는 않는데,
앞으로 남은 5-6개월도 제발 그렇게 많이 힘들지 말고 치료 마쳤으면 좋겠습니다.


무슨 개한테 항암이냐, 어차피 사람보다 짧게 사는데, 동물한테 무슨, ...
그러게 말입니다...

무슨 놈의 팔자가, 죽어가는 개 데려와서 내 돈 내고 수술해서 살려놨더니,
몇년 말썽 부리다가 이제는 또 암이라고 주사 맞춰야 하고,
제 팔자가 이렇게 될 줄 저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어떡합니까, 내 집에 들어온 생명인데...


노트북? 카메라? 렌즈? 이어폰? 뭘 팔아야 주사 값 마련하나 한참 고민하고 있었는데,
지난 주말 똥개 주사 맞을 동안 집사람하고 커피 먹다가 연말 연초에 이런 저런 스케줄 있다 그랬더니,
"아, 그것 때문에 치료하자고 한 거구나" 그러더군요.
갑자기 머리 아픈 게 사라지고 머리 속이 환히 밝아졌습니다.
맞아요. 연말 연초에 아르바이트 스케줄이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내년 초에 출장 계획도 있는데 최대한 아껴 써서 모으고 하면,
비자금이랑 주식 팔 거랑 합쳐서 어영부영 주사값 될 것 같네요.


INK예전에 올렸던 저희 집 똥개들 사진입니다.
왼쪽 뒤에 있는 놈이 지금 아픈 놈이에요. 만 7살짜리.
오른쪽 앞에 있는 놈이 철모르는 만 3살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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