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죽던 날, 코끼리들이 돌아왔다…이것은 동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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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가 집으로 돌아온 날
킴 톰식 글·해들리 후퍼 그림·김산하 옮김
불광출판사 | 66쪽 | 1만4000원
툴라툴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멸종위기 동물 보호소다. 이곳에서 로렌스는 사랑하는 아내 프랑수아즈, 반려견 맥스와 코뿔소·임팔라·얼룩말·악어 등의 야생동물과 함께 산다. 45㎢의 덤불, 사바나, 숲으로 이루어진 툴라툴라는 사냥꾼은 발을 들일 수 없는 ‘생명의 낙원’이다. 주황과 초록이 넘실대는 그림은 아프리카 대지의 에너지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로렌스 가족은 나무껍질거미가 가구 사이에 거미줄을 치거나 원숭이들이 음식을 훔쳐가도 화를 내지 않는다. ‘동물은 먹을 걸 찾는 게 일이니까’라며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 어느 날 로렌스는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사냥꾼의 괴롭힘으로 예민해진 코끼리 일가 7마리를 입양할 수 있느냐는 요청이었다. 로렌스는 흔쾌히 “좋아요”라고 말한다. 그는 코끼리가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보마’라는 커다란 울타리를 세우고 ‘사냥금지’ 팻말도 붙인다. 화물차를 타고 먼 곳에서 도착한 코끼리들은 여전히 사람들을 경계하며 발을 구르고 나팔소리를 내고 귀를 펄럭인다. 첫날 밤 탈출까지 감행한 코끼리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로렌스는 그들 곁에서 야영을 시작한다. 코끼리들을 돌보자 우두머리 코끼리 나나가 로렌스의 배를 쓰다듬는다. 코끼리가 자신의 ‘친구’에게만 하는 행위다. 코끼리들은 툴라툴라의 새 가족이 된다. 로렌스네 정원의 열매를 따 먹고 수영장에서 물놀이도 한다. 외출에서 돌아오는 로렌스를 마중하기도 하는데, 어떻게 아는 것인지 그 시간을 정확히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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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가 집으로 돌아온 날> 내지.
몇 년이 흘러 툴라툴라에 완벽히 적응한 코끼리들은 먹이가 있는 아까시나무 숲으로 떠난다. 무려 자동차로 12시간 거리다. 세월은 로렌스에게도 어김없이 흘러, 어느 여름날 로렌스는 세상을 떠난다. 로렌스가 죽던 날, 기적 같은 일이 생긴다. 나나 무리가 로렌스의 집으로 찾아온 것이다. 그들은 로렌스의 죽음을 슬퍼하듯 프랑수아즈 곁에서 드르렁드르렁 낮은 울음을 운다. 사흘을 그렇게 있었고 그 후 3년 동안 로렌스 기일에 맞춰 찾아온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다. 동물·환경보호 운동가 로렌스 앤서니의 삶을 바탕으로 썼다. 로렌스는 2012년 3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코끼리들은 어떻게 로렌스의 죽음을 알았을까. 흔히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예감을 육감이라고 한다. 이 육감은 동물적 감각이니, 아마 코끼리들의 육감은 자신의 친구인 로렌스의 영혼과 닿아있지 않았을까. 로렌스는 어떻게 코끼리의 마음을 열었을까. 우리가 친구를 사귀는 방법과 같으리라. 곁에 있어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강요하지 않지만 방치하지도 않는다. 그 시간이 모여 서로에게 길들여졌을 터이다. 우린 이것을 우정이라 쓰고 공존이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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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혼자 보고 좋아서 가져온, 그냥 책소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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