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정치 현황.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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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I: 파키스탄 정의운동, PML-N: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 – 나와즈, PPP: 파키스탄 인민당, JUI-F: 이슬람 성직자 회의, TLP: 파키스탄의 현재, GDA: 범민주동맹, ANP: 인민민족당, MQM-P: 무타히다 카우미 운동, PML-Q: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 – 콰이드이아잠파, BAP: 발루치스탄 인민당, JI: 파키스탄 이슬람 회의)
2022년 파키스탄 정당 지지율 현황
파키스탄 정의운동(중도, 이슬람민주주의, 대중주의): 32%(+3)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중도우파, 경제적 자유주의): 27%(-1)
파키스탄 인민당(중도좌파, 사회민주주의, 진보주의): 10%(-6)
이슬람 성직자 회의(극우, 이슬람주의, 종교보수주의): 4%(-1)
파키스탄의 현재(극우, 이슬람근본주의, 종교보수주의): 3%(=)
파키스탄 이슬람 회의(극우, 이슬람주의, 반자유주의): 2%(+1)
무타히다 카우미 운동(중도좌파, 세속주의, 민족주의): 2%(+1)
인민민족당(중도좌파-좌익, 민주사회주의, 세속주의): 1%(=)
발루치스탄 인민당(중도, 이슬람민주주의, 연방주의): 0%(=)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중도-중도우파, 자유보수주의): 0%(=)
범민주동맹(중도, 포괄정당, 지역주의, 사회민주주의): 0%(=)
제1야당 PTI, 5%p차 1위
제2여당 PPP, 사상 최저치
조사기관: IPOR
조사기간: 5/24-6/4
표본크기: 2,000명
질문: 조기총선과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이 주도하는 현 정부 임기 완수 중 어느 쪽을 선호하십니까?
조기총선: 64%
임기완수: 36%
조기총선 28%p차 압도적 우세
조사기관: Ipsos
조사기간: 5/24-27
표본크기: 1,031명
질문1: 조기총선과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이 주도하는 현 정부 임기 완수 중 어느 쪽을 선호하십니까?
조기총선: 76%
임기완수: 24%
조기총선 52%p차 절대적 우세
질문2: 의회불신임을 통한 임란 칸 총리 축출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슬프다: 61%(+18)
기쁘다: 39%(-18)
슬프다 22%p차 압도적 우세
질문3: 임란 칸 축출 사태의 원인이 무엇이었다고 보십니까?
인플레이션: 48%(-16)
미국의 축출음모: 46%(+10)
인플레이션 2%p차 경합 우세
조사기관: Gallup
조사기간: 5/30-6/13
표본크기: 1,200명
지난 2010년대 초, 파키스탄의 전설적인 크리켓 선수이자 옥스퍼드대 출신의 저명한 자선사업가 임란 칸이 1996년 창당한 파키스탄 정의운동은 2013년 총선에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암살 이래로 막강했던 구심점을 잃고 약해져 가던 인민당을 제치고 득표율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이후 무슬림 연맹 출신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부패스캔들을 비판하며 인기를 끌어올렸으며, 2018년 총선 석 달 전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무슬림 연맹에게 더블 스코어로 밀렸으나 청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역전에 성공, 1위를 확고히 굳히게 됐습니다.
그러자 샤리프 전 총리는 해당 선거 결과는 문민정부를 흔들려는 파키스탄 군부의 수작이고, 정의운동이 군부의 암묵적인 지원을 받고 있으며 임란 칸은 그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부토 전 총리의 아들인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인민당 대표 역시 군부가 선거에 개입했다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었습니다.
이에 임란 칸 대표는 군부를 존중할 뿐 휘둘리는게 아니며 낡아빠진 정치공세라고 일축했으며, 부족한 과반의석을 채우기 위해 여러 중도 온건파 정당들과 연정을 구성했습니다.
그후로 인도와의 군사분쟁, 기독교인 여성의 신성모독 논란, 야권의 퇴진 시위, 코로나 사태, 삐걱대는 군부와의 관계, 무함마드 만평을 놓고 벌어진 프랑스와의 외교 분쟁, 오사마 빈 라덴 순교 실언 등 여러 악재가 터지면서 임란 칸 총리와 정의운동에 대한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야권은 분열된 체제로는 파키스탄 정의운동을 꺾을 수 없다고 판단, 20년 9월 20일에 파키스탄 민주운동(PDM)이라는 정치성향과 정당(파키스탄 무슬림 연맹, 파키스탄 인민당, 이슬람 성직자 회의, 인민민족당)을 막론한 반-군부, 반-임란 칸 연합 조직체를 결성하여 파줄 우르 레흐만 이슬람 성직자 회의 대표를 필두로 대규모 릴레이 퇴진 시위를 벌여왔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와중에도 20년 11월 15일 치러진 파키스탄 길기트-발티스탄 지방선거 결과, 전국 여당 파키스탄 정의운동과 군소 정당 무슬림 연합 회의(MWM)의 선거연합이 일반선거구 75%를 싹쓸이하며 초압승을 거두었습니다.
해당 선거 승리로 PTI는 지난 2018년 총선 및 지방선거와 2019년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 연방부족지역 선거에 이어서 3연승을 이뤄냈습니다. 지난 18년 7월 25일 치러진 파키스탄 총선에서 정의운동이 승리한 이후로, 여당의 정치적 우위가 지방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길기트-발티스탄은 카슈미르 지역의 일부로써 19년 군사분쟁이 벌어졌던 곳 근처이기도 하기에, 임란 칸 총리는 대 인도 관계 개선 노력이 분쟁지역 강경파들의 반발을 살 거라는 예측이 기우임을 증명해낸 셈이었습니다.
이후 21년 3월 3일 간접선거로 치러진 파키스탄 상원 선거에서도 전체 100석에서 선거가 시행된 48석 중 18석을 얻으면서 제1당 자리를 확보하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최대 격전지였던 이슬라마바드 상원선거에서 하피즈 샤이크 재무장관이 파키스탄 인민당이 내세운 유수프 라자 길라니 전 총리에게 패하면서 사임한데다, 다른 곳에서도 반란표가 대거 나오며 상원 연립 과반 확보도 실패(47/100)하는 등 상당한 타격을 입고 말았습니다.
이 때문에 하원 내 과반도 불확실해지면서 파키스탄 민주운동 측에서 사임을 요구하자, 임란 칸 총리가 선수를 쳐서 3월 6일 하원 내 신임투표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하원 전체 340명(2명 공석) 중 178명의 재신임을 받으면서 제1당의 굳건한 내부 결속만이 아니라 무타히다 카우미 운동, 발루치스탄 인민당과 같은 연립 정당들의 여전한 지지 역시 나타남에 따라, 큰 문제없이 남은 임기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임란 칸 총리는 상원 선거에서의 부진 등을 보고 우파 대중주의적 정책을 통해 보수주의자들을 끌여들여야 재선이 원활할 것이라고 판단했는지, 여성의 옷차림이 성범죄를 조장한다는 주장에 동조하며 국내외적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게다가 세 번 의사를 표현하면 즉시 성사되는 이슬람식 이혼법을 이용해 문자 통보 이혼선언을 한 경력이 재 부각되면서 PTI의 중도적 면모에 기대를 걸었던 파키스탄 진보층을 계속해서 실망시키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파에 전향적인 자세를 취한 것이 효과를 봤는지, 인도와의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아자드 카슈미르 지역에서 7월 25일 치러진 지방 선거 결과, 무려 30석을 추가로 확보하며 안정 과반(32석/53석)을 차지하면서, 주 총리 간선에서도 JKPP의 지원을 받아 PML-N과 PPP의 연합 전선에게 33 대 15의 결과로 승리하며 지방 정권 교체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함께 치러진 펀자브 주 재보궐 지방선거에서도 기존 집권당이었던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 – 나와즈를 누르고 파키스탄 정의운동이 승리함에 따라 전국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을 재차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선거 승리와 인도에 대비되며 얻게 된 높은 코로나 대응 긍정평가(75%)를 통해 TLP 등의 공세로부터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임란 칸 총리에게 아프카니스탄 탈레반의 전국 장악 직전이라는 중대변수가 닥쳐옴에 따라, 이에 고무된 파키스탄 탈레반의 핵 탈취 시도 등을 경계하고 그 동안의 대미 비판 노선을 고수할 것인지를 검토해야할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이에 파키스탄 정부, 특히 군 정보부(ISI)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용하여 양국에 걸쳐 있고 탈레반의 핵심세력인 파슈툰 족 내부 규율을 통한 파키스탄 탈레반 간접 통제 효과를 노리면서, 아프간 정부 몰락 후에도 판지시르 등의 북부동맹 재건세력에 대한 탈레반의 공세를 적극 후원하였으며 때로는 직접 공격을 퍼붓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아프간 탈레반, 그 중에서도 파키스탄의 주 후원대상 하카니 그룹의 중재 속에 이루어졌던 파키스탄 탈레반과 정부 간의 휴전협정안(최고위급을 포함한 탈레반 포로 석방, 정부기관 공격 중단)은 도출되자마자 순식간에 파기되었습니다.
그리고 국경선을 둘러싼 철책 공사에도 불구하고 각종 사보타주가 펼쳐지며 국경선을 넘나드는 파키스탄 탈레반-정부 간의 위험천만한 전투 및 테러가 계속되어 파키스탄 군부 주도의 외교안보정책이 총체적 실패에 처했다는 비판을 받게 됐습니다.
게다가 21년 후반엔 안보 불안정으로 인한 전략비축물자 확보 계획의 영향 등으로 6개월 간 석유와 식품 수입이 전년 동 기간 대비 무려 73%나 급등하여 무역적자가 두 배나 증가하고 12월 인플레이션은 12.3%로 2년 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코로나 악영향을 뚫고 6개월 간 25% 성장한 수출지표를 무색케 만드는 경제적 악재들이 쏟아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총재의 자치권한을 훨씬 강화하는 국영은행 자치법 통과에 대해 야당을 중심으로 정부 주도 경제정책 수립이 어려워지고 IMF의 압박에 굴복하여 항복문서에 서명한 거나 마찬가지라는 반발이 튀어나오면서, 임란 칸 정부는 각종 사안들로 인해 안팎으로 비판 공세에 처하였습니다.
그리고 안보적/경제적 안정 중 어느 한 쪽도 제대로 보장해주지 못하는 상황에 실망한 일부 파키스탄 중도층이 지난 정권을 이끌었고 군부를 더 경계하는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 – 나와즈에 다시금 기대를 걸기 시작하면서, 오차범위 내에서 여당 파키스탄 정의운동을 앞선 조사가 나오게 됐습니다.
게다가 처음으로 직선제를 시행한 12월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 1차 기초선거에서는 나쁘지 않은 주지사 평가에도 불구하고 아예 극우파로도 분류되는 이슬람 성직자 회의가 전국 여당인 정의운동을 꺾고 전체 56개 기초단체장 중 20 대 12로 완승을 거두는 등, 집권 여당에 대한 불만이 선거를 통해 직접 표출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정의운동 돌풍 이전에 양대 정당으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민당은 부토가문의 후광으로 절대적 지지기반인 신드에서도 주지사의 부정적 평가가 높게 나온 데다 정치구도의 우경화까지 겹치며 정권교체 대안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초조해진 임란 칸 측에선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 – 나와즈의 지지기반 중 하나인 사회보수적 종교 유권자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강경한 사회보수적 발언들을 쏟아내며 우향우를 계속함에 따라, 파키스탄 정국이 2018년에 비해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정치구도속에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2022년 4월엔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 – 나와즈와 파키스탄 인민당이 주도하고 야당 다수(이슬람 성직자 회의,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 – 콰이드이아잠파, 발루치스탄 인민당, 인민민족당, 발루치스탄 국민당)의 찬성 속에서, 임란 칸 내각의 인플레 대응 실패와 같은 경제적 무능과 반부패 노력 부족을 명분으로 한 불신임안이 임란 칸 연정 파트너이던 무타히다 카우미 운동과 일부 정의운동 의원들의 이탈로 인해 통과되면서 임란 칸 내각은 붕괴되고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형제인 셰바즈 샤리프 PML-N 대표가 부패혐의를 뒤로하고 신임 총리에 올랐습니다.
이로써 임란 칸 총리 역시도 단 한 명도 5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파키스탄 총리 잔혹사의 희생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급격한 정계 개편으로 인한 국민적 반발에 불신임과 총리 교체에 찬성한 정당들 내에서도 거부반응이 극심하였으며, PML-Q에선 그로 인한 내분이 극에 달하여 실질적 공동대표 겸 펀자브 주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하는 원내 다수파인 반-PML-N 파와 원내 소수파이나 당내 주도권을 쥔 친-PML-N 파가 갈라서게 됐습니다.
한편, 쫓겨나게 된 임란 칸 총리는 부패한 주류 정당들이 국민 여론은 등한시하고 미국의 사주를 받은 끝에 원내 암투를 통해 정당한 총리인 자신을 끌어내렸다면서, 조기 총선을 통해 누가 진정으로 국민적 신임을 받고 있는지를 드러내겠다며 파키스탄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대를 일으켰습니다.
또한 셰바즈 샤리프 신임 내각도 러우전쟁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일대일로 등으로 촉발된 부채 문제에 뾰족한 대응을 하지 못하며 외화보유고 재정난 해결을 위해 마시는 차 소비를 줄일 것을 종용하고 일부 식료품을 수입 금지하며 주6일제를 용인하겠다는 발표 2개월 후 이를 철회하는 당혹스러운 정책만을 내놓고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자 공무원 지급 연료 40% 삭감 등에 신음하던 파키스탄 국민들 사이에선 안 그래도 상당했던 임란 칸 총리에 대한 호응이 부풀어오르면서 조기총선 여론 폭발과 함께 그가 설파하는 미국 음모론에 대한 동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는 연립 여당 인민당의 정치적 담합 가세에 대해 실망한 진보계층 이탈이 촉발시킨 지지율 붕괴에도 불구하고 제1여당 PML-N의 탄탄한 보수 지지층으로 인해 생각보다 접전 구도를 보이는 등, 조기 총선을 넘어 정국 주도 세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가득차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펀자브에선 지방법원이 PML-N 소속 지역 총리 해임 명령을 내리며 조기 지방선거 가능성을 증폭시키고, 파키스탄 최대 도시 카라치의 240구 재보선에선 양대 세력 모두에게 거리를 둔 바렐비파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이끄는 파키스탄의 현재가 데오반드파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인 이슬람 성직자 회의의 암묵적 지원까지 받은 텃밭세력 무타히다 카우미 운동 계열 후보들의 표 분산(24.3%, 19.1%)을 파고들며 당선 직전(24.2%)까지 이르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게다가 불신임 즈음 치러진 33구 재보선에선 정의운동 후보(48.7%)가 지역을 꽉 잡은 인민민족당(7.6%)을 제외한 이슬람 성직자 회의 및 연립 여당 후보(42.8%)를 누르고 완승하는 등, 전국과 지역단위를 막론하고 기존 파키스탄 정치문법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에선 막후 실세이던 아베 전 총리가 암살을 당하고, 영국에선 보리스 존슨 총리가 스캔들 끝에 실질적 사임을 선언하며, 스리랑카에서는 족벌정치를 일삼은 끝에 국가를 파탄지경으로 몰고간 대통령의 관저가 야당 내각 출범 정도로 전혀 만족하지 못한 시위대에게 점령 당하는 등 전세계가 전쟁과 경제난을 넘어 온갖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뒤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파키스탄의 내분이 어디까지 갈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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