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눈 사이로 대야를 타고 달리는 기분-힘들어 죽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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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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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 올림픽이 있던 해 겨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거리엔 온통 김미화, 김한국 두 사람의 목소리가 가득했습니다. 전파상, 빵집, 커피숖, 거리의 리어카에서 울려퍼지는 코믹한 캐롤... 지금으로부터 28년전 발매된 쓰리랑부부캐롤인데요, 이 앨범 기억 나시나요?

킹레코드에서 발매한 김미화씨와 김한국씨의 듀엣 크리스마스 앨범... 당시 5만장이 넘게 팔렸다고 하지요.





순악(순 악질 여사): 으미, 눈오네. 눈와, 여보. 스키타러 가요.

한국(김한국): 에이고 산동네에 살면서 스키가 어딨냐?

순악: 산동네니까 고무대야에 끈 묶어갖고 당신이 끌고 내가 타면 그게 스키지.

한국: 내가 루돌프냐?

 

♪ 흰 눈 사이로 대야를 타고 달리는 기분 ...

힘들어 죽겄다아....

(루돌프 사슴코)

 

울면 안돼 짬뽕 안돼 짜장 안돼. 물만두 안돼.

주방장이 노는 날이래

(산타할아버지 우리마을에 오시네)

 

한국: 눈이 펑펑 쏟아지니까 좋다.

순악: 좋긴 뭐가 좋아. 남은 걱정돼 죽겠는데.

        하늘에서 눈 대신 배추가 펑펑 쏟아졌으면 좋겠다.

한국: 저렇게 무드가 없어.

(창밖을 보라)

 

순악: 아무래도 생각을 잘못했당게

한국: 뭔소리여?

순악: 우리도 진작에 사슴을 키웠어야 했는데...

저 행국이(개)는 밥만 먹어싸지 써먹을 데가 없어

한국: 행국이를 우습게 보지마

훈련만 시키면 썰매정도는 끌어.

순악: 어이구. 그래도 사슴 키우면 녹용이라도 짤라 먹지.

한국: 행국이는 내년 되면 복날이 있잖여?

순악: 시끄러워

(루돌프 사슴코)

 

이런 대사들이 중간 중간 들어가 있는데, 이게 거의 30년 시간이 지나가는 지금 들어보면 그 당시 서민들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어서 오히려 노래만 부른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산동네..... 고무대야...  눈 내리면 김장걱정하는 그때 어머니들 모습....


한국: 왜 종 안갖고 나와? 사람들 금종 은종 다 치는데...

순악: 돈 많이 벌었나보네. 금종 은종 치게... 

셋방살이하는 부부의 가난한 마음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제가 옛날 사람(?)이여서 그런지,

과거의 향기가 물신 풍기는 소리, 영상들을 보면 한 때 나마 그때의 추억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요즈음의 영상물들에는 그 때와 같은 정겨움이 느껴지지 않아서 참으로 아쉽습니다.



음메~ 기죽어!

음메~ 기살~어!!!!


모두 메리 클스마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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