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소음이요? [방문에 걸린 넥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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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블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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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시절, 저는 만 스물이었고
룸메가 열아홉 멕시코계 미국인이었습니다. 이름은 존.
 
여친이 같이 왔네요?
신입생. 열일곱. 안젤리카. 얘도 멕시코계 미국인.
 
 
키가 작고 말랐는데 가슴이 너무 안어울릴 정도로 커서 뭐야 이게... 싶었던.
멕시코가 역사적으로 다산을 해서 유전적으로 가슴이 발달했데요.
키는 다들 쪼꼬만데...
 
 
 
여튼, 둘이 사귄지 6년 됐다고 그래서 어....
열세살때 열한살 여자애를 꼬셔서 계속 사귀고 있는거야? 싶었는데ㅋㅋ
 
얼마 전에 결혼도 했더군요.
그 동네는 시골이라 그런가 10대때 만난 첫사랑하고 결혼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인사만 나누고 저녁 먹으러 갔다왔는데
둘이 껴안고 자고있어서, 뭐... 그러려니 했어요.
 
다음날 일어나서 얘기해보니 자기도 여자 기숙사에 방 있다고.
그래서 돌아갈 줄 알았는데 몇 날 며칠을 계속 있는겁니다.
 
초면인 여자랑 한 공간에 있는거 무지 힘들더라구요
존이 수업 들으러 가면 걔량 저랑 둘이 있는데...
옷도 대충 핫팬츠에 노브라 상태로 슬립 같은거 걸치고 돌아다니고 어휴.
 
오늘은 자기 방 가겠지? 내일은 가겠지? 하는데
자기 방을 아예 한번은 안가더라구요.
 
제가 집돌이라 수업 마치자마자 방 돌아오고
잘 나가지도 않고 계속 방에 있으니까
둘이 샤워실 가서 두세시간동안 샤워도 하고(...)
 
 
 
 
 
존한테 "야... 쟤는 여기서 같이 사는거야? 나 좀 힘든데?" 하니까
- 어... 그래? 근데 여기선 다 그렇게 사는데... 이해 해주면 안될까?
 
라고 해서 벙 쪄서... 일단 알았다고 하고
 
미국인 친구들한테 고민 상담을 하니
 
걔들은 사귀면 보통 그렇게들 동거한다고 하더군요.
룸메 있어도 뭐 전혀 거리낌 없고 학교측에서도
남녀 기숙사 구분은 있지만 혼숙은 딱히 터치 안한다고.
그러니까, 그게 보통이었던 거...
 
 
 
걔들이 틀린게 아니라 제가 뭐 그 나라 문화를 몰랐던거죠.
 
 
컴퓨터로 한국 드라마 받아서 보고 있으면 저 멀리서
남자애가 막 여자애 만지고 있는게 어렴풋이 보이고.
 
자다보면 침대 삐꺽거리는 소리에 잠도 깨보고
 
그래... 내가 이해해야지 뭐...하고 종종 자리도 좀 비워주고 했습니다.
나갈때는 나는 X시간 정도 있다가 올거다라고 친절히 말해주고요.
 
 
 
 
그러다가 하루는 아침 일찍부터 수업 갔는데 휴강이더라구요
터덜터덜 방에 오니 방문에 걸려있는 넥타이.
 
'"사적인 시간"을 갖고 있으니 들어오지 말라'는 표시.
 
...수업도 취소됐고. 갈데도 없고. 도서관 가서 괜히 공부 좀 하다가
신경질 나서 기숙사 사감한테 가서 독방 달라고 해서 독방 썼었네요.
 
 
 
 
 
 
 
ㅡ 라는 이야기를 하니 같이 공부하던 한국인 형이
'뭐 그런걸로 방을 바꿨어? 내 룸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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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기왕성한 플랫메이트 글을 보고 생각나서 예전 글 재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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