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찍들에게 주시는 전우용선생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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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주감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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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윤대통령에게 속은 것 분명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가 취임 100일도 안 되어 3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3월의 대통령 선거때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던 사람의 반 정도가 자기 선택을 후회한다는 의미다. 대선 직전 안철수씨는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하면 1년 안에 자기 손가락을 자르고 싶어질 것"이라고 예언했지만, 손가락 자르고 싶다는 사람은 벌써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손가락이 무슨 죄인가? 지성(知性)과 양심(良心)의 문제를 '도장 찍는 문제'로 치환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무책임한 짓이다.

 

윤 대통령에게 속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도대체 그가 무엇을 속였다는 말인가? 선거 운동 기간 내내 그는 투명할 정도로 자기 본심과 본색을 여실히 드러냈다. 주가 조작, 논문 표절, 허위 경력 등 부인과 관련한 의혹, 손바닥에 왕(王) 자를 쓰고 TV 토론에 나오거나 대선 후보 캠프에서 무속인이 활동하는 등 그가 무속(巫俗)에 크게 의존한다는 의혹, 검찰 권력을 사유화하여 정치적 의도나 사적 이해관계에 따라 수사권을 편파적으로 행사했다는 의혹, 국정 전반에 관해 무지하고 국가 미래에 대한 비전이 없다는 평판, 기득권 세력의 네트워크에 함몰되어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멸시하는 태도 등에 관한 정보는 모를래야 모를 수 없을 정도로 넘쳤다. 스스로 눈을 감고 귀를 막아놓고서는 '속았다'고 하는 것은 자기를 속이고 남을 속이는 '자기기인(自欺欺人)'이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도는 우리 국민이 자기 자신에게 매긴 점수라고 보아야 한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국민은 주권자인 동시에 피치자(被治者)인 모순적 존재다. 주권자 국민이 연산군처럼 탐욕스럽고 방탕하며 잔인하면, 피치자(被治者) 국민은 폭정(暴政)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자기는 연산군처럼 살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으면서 세종 치세 같은 태평성대를 바라는 것은 말 그대로 망상(妄想)일 뿐이다. 군주제 시대에는 폭군을 갈아치울 수 있었지만, 민주제 시대에 국민을 갈아치울 수는 없다. 그렇기에, 좋은 정치를 원한다면 주권자 국민 스스로 성찰하고 스스로 변해야 한다.

 

반성하고 교정하는 국민이어야

 

군주제 시대 군주의 반성은 '기군망상죄'를 저지른 자들에 대한 처벌로 이어졌다. 후회하는 국민은 차라리 양심적이다. 대선 전 윤석열 후보를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추켜세우며 윤 후보가 집권해야 나라가 좋아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지식인과 언론인들 중 자기 잘못을 시인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들은 오히려 '정부를 쇄신하면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정부가 출범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쇄신'이라는 말을 쓰는가? 새 자동차를 구입한 고객에게 "엔진과 미션만 교체하면 아무 문제 없다"고 말하는 자동차 세일즈맨이 있다면 어떻게 대해야 옳을까? 그 얼굴에 침이라도 뱉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사람이다.

 

반성으로 이어지지 않는 후회도, 교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반성도 다 무의미하다. 앞으로 차마 보지 못할 꼴을 보고 차마 겪기 어려운 일을 겪게 되더라도, 국민 다수가 그걸 반성과 자기 교정의 계기로 삼기만 한다면 민주주의의 가치는 훼손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반성과 교정은 행동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먼저 간특하고 교활한 언사로 주권자 국민을 속인 '기군망상'의 간신들을 멀리 해야, '반성하고 교정하는 국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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