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용산 이전의 숨은 그늘…"아이들은 두고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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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청와대 직장어린이집(‘무궁화 어린이집’)의 이전 예산은 편성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 됐다. 대통령실 직원들은 청와대에 남겨진 어린이집과 용산으로 옮겨간 일터를 오가며 등·하원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실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경호처 등 기존 청와대 조직을 옮겨가면서, 근로자 자녀의 보육 시설은 이전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직장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기는 대통령실 직원은 등·하원을 위해 청와대에 남겨진 어린이집과 용산으로 옮겨간 일터를 오가야 한다. 승용차를 이용 시 왕복 40분을 오가야 하는 불편한 상황에 놓였다. 이 때문에 현재 무궁화 어린이집의 정원 대비 현원은 대통령실이 옮겨가기 전보다 줄었다.
대통령실 역시 이런 문제 탓에 직원 자녀들을 용산의 국방부 직장어린이집(‘국방부 청사 어린이집’)으로 안내하고 있다. 현재 대통령실 직원 자녀 6명이 국방부 청사 어린이집을 이용 중이고, 결원을 기다리며 대기 중인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법규를 위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영유아보육법과 시행규칙에 따르면, ‘ 직장어린이집을 단독으로 설치할 수 없는 사업주는 지역의 어린이집과 위탁기간·보육비용 등을 정하여 위탁계약을 맺어 근로자 자녀의 보육(위탁보육)을 지원해야 하는데, 대통령실은 국방부와 위탁계약을 맺지 않은 것이다.
권 의원은 "대통령실 직장어린이집이 처한 문제는 일·가정 양립 지원이라는 직장어린이집의 설치 목적과 배치되는 상황"이라며 "무궁화 어린이집은 결원이 많이 생기게 된 만큼 청와대 인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대통령실 직원들의 자녀를 위한 직장어린이집은 용산에 새로 건립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세종시의 한 어린이집 방문 당시 영유아 보육 상황에 대해 이해도가 낮은 모습을 보여 여론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